유난히도 무더웠던 올 광복절에도 어김없이 동문체육대회를 개최한 분교장이 있다. 날씨가 너무 더워 체육대회를 가을로 옮기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으나 전통을 살리자는 의견이 더 많아 광복절 개최가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 정확히 21년째 동문체육대회를 개최한 노은초등학교 수상분교장은 현재 5학급에 43명의 어린이가 공부하고 있는 분교장으로는 도내에선 두 번째로 규모가 큰 학교에 속한다.
올해는 17회 졸업생들이 체육대회를 주관하였다고 하는데 체육복과 모자까지 갖추고 운동장둘레를 천막으로 채웠고 만국기 까지 걸어 학창시절 운동회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졸업생중에 서예를 하시는 유호범(17회) 동문이 지필묵을 준비하여 무료가훈 써드리기 행사도 겸하여 많은 분들에게 가훈을 써드리는 아름다운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개회식에 이어 분교학생 전원으로 구성된 수상 풍물패의 공연이 있었는데 선배졸업생들로부터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수상풍물패는 이 고장에 전해 내려오는 거북놀이를 재현하여 교육과정의 지역화에 기여하고 있으며 열두 발 상모를 돌릴 때는 환호와 함께 많은 박수를 받았다. 수상풍물패는 지난 현충일에 독립기념관에서 개최되었던 추모행사에 식전공연에 참가했던 경험도 있는 수준 높은 어린이 풍물패이다.
한적했던 시골학교 분교장이 이날은 도로와 마을 주변에 많은 승용차들이 몰려 졸업생들이 많이 찾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각 분야에서 성공한 졸업생들도 많이 배출한 학교이다. 이 고장은 훌륭한 인물이 많이 배출된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고 지난 5월 17일에는 충북행정부지사를 역임하고 있는 이재충( 10회 졸업) 부지사가 1일 명예교사 자격으로 후배들에게 많은 선물을 안고 찾아와 고향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었다.
학생수의 감소로 분교장으로 격하된 아쉬움은 있지만 현재 5학급을 유지하고 있고 인구가 늘어나면 6학급도 될 전망이 있는 학교이다. 그동안 폐교가 되었거나 수몰이 되어 졸업생들이 모교를 찾아 동문체육대회를 할 수 없는 학교의 졸업생들에 비교하면 행복하다고 한다. 고향을 찾아 어린시절 공부하며 뛰어놀던 모교를 찾아와 지난 날을 회상하며 그동안의 발전상을 보는 것만 해도 동문체육대회 이상의 추억여행이 된다고 한다.
어린시절 어머니 품 같은 고향을 사랑하고 모교를 사랑하는 마음은 고향을 떠나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보람이요, 자랑이라고 생각한다. 고향의 학교가 옛 모습을 간직하여 모교를 찾아오는 졸업생들에게 추억을 회상 할 수 있는 공간을 살리는 일도 학교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졸업생을 대할 때면 새롭게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