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도 색깔이 있습니다. 온종일 내리던 비가 멎은 다음에 찬란하고 영롱하게 피어오르는 무지개처럼 말입니다.
내가 지금부터 이야기하려고 하는 이 선생님은 참 환한 빛을 가진 사람입니다. 우리 학교에 어느 선생님의 6개월 휴직으로 그 자리를 대신했던 강사 선생님 한 분이 계셨습니다. 작으마한 키에 여리디 여린 모습으로 처음 만났던 때가 엊그제 같은 데 벌써 6개월이 훌쩍 지나버렸습니다.
선생님들에게는 항상 친절하시고 다정하시며 학생들에게는 엄격하시면서도 다정다감 하셨던 선생님, 학교 업무 뿐만 아니라 학생들을 가르침에 있어 한치도 소홀함이 없어 누구에게나 본보기가 되었던 선생님이셨습니다. 때론 언니같이, 때론 엄한 선배같이, 때론 친구같은 다정함으로 나에게 몇 개월간 위로가 되었던 선생님이 다음 주를 끝으로 우리와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우리 학교 선생님들 그 누구도 강사라는 생각을 하게 하지 않았던 성실함으로, 자꾸만 게을러지려는 나를 돌아보게 하였던 그런 분이었습니다.
우리 부 업무가 많아 어떤 선생님이 무슨 일을 부탁하던 간에 짜증한 번 내지않고 얼굴색 한 번 찡그리지 않고 따스한 미소로 받아 주셨던 그런 분이었습니다. 항상 우리보다 더 학생들을 위해주셨고 더 열심히 가르치셨고 더 열심히 교재를 준비하셨던 모습이 나에게 가끔은 부끄러움으로, 또 가끔은 채찍으로 남을 그런 분이십니다.
치솟는 열정과 사랑으로 교단에 첫 발을 들여놓았던 우리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안주하는 생활을 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해 봅니다. 한 가정의 어머니로, 한 학교의 선생님으로 빛나는 삶의 색깔을 가졌던 선생님이기에 우리 모두가 헤어지기 싫어 아쉬움이 곳곳에 배어있는 모습으로 내일도 또 내일도 그렇게 힘들어 할 것입니다.
혹 다른 학교에서 강사가 필요하다면 주저없이 꼭 이 분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 비를 끝으로 견디기 버거운 무더위는 물러가고 오색찬란한 시원스런 무지개가 우리 모두에게 피어올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