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도 정기국회가 9월 4일 개원되었다. 정기 회기는 법적으로는 회기가 100일간인 12월 10일까지 실시해야 하나, 연말 대선일정을 고려하여 30일정도 단축해 11월 초순경 폐회될 계획이다. 이 기간동안 국정감사, 대정부 질의, 각종 법안 심의, 예산안 심의 등의 활동을 해야 하므로 시간에 쫓길 수밖에 없을 듯하다.
여기에 세칭 병풍, 공적자금, 대형비리, 대북정치, 총리임명동의안 등 산적한 현안들이 맞물려 있기 때문에 의사일정은 더욱 복잡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전례대로 각 당은 정책·민생·예산 국회 등을 표방하고 있지만, 모든 정치활동이 대선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공산으로 끝날 가능성이 많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 심의과정에서도 연말 대선과 연계하려는 선심성 행태가 재연되리라는 우려도 있다. 선심성 지역개발 예산확보 경쟁 등 비효율성이 개입될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과거에 비추어 볼 때 소모적인 정치공방으로 예산심의 과정에서의 본말이 전도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우리는 여기서 비효율적인 정치행태를 지적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이러한 과정에서 교육부문이 희생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 교육부문만큼은 당리당략의 산물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교육은 여야를 초월한 초당적 견지에서 논의되어야 하는 사안으로 여야가 한목소리로 지원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각종 정치현안에 밀리거나 간과되어 교육의 발전을 지체시키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논리는 예산심의 과정에서도 그대로 견지되어야 할 것이다. 선심성 위주의 가시적 예산의 확보를 위해 결코 교육부문의 예산이 삭감되어서는 안된다. 교육부문의 예산은 비가시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선거민심과 거리가 멀다고 판단하는 것 자체가 오판일 수도 있다.
GDP 6%의 교육재정 확보 공약을 기반으로 출범했던 국민의 정부지만 아직 5%도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다.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이러한 상황적 여건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교육을 한차원 높게 승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이번 정기국회에서 마련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