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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나도 한 번 교장 해 볼까?"

최근 교육부에서 교장 공모제와 관련된 시범학교 실시 운영을 공고했다. 교육 경력이 아직 일천한 교사로서 자못 이런 교육부의 정책이 과연 교육적인지 묻고 싶다. 너무나 일사천리로 많은 교육정책들이 쏟아져 나와서 정신이 없을 정도이다.

교육이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마치 교육현장이 교육부 교육정책의 시험장이 되고 있는 느낌이다. 올바른 교육개혁을 염두하고 벌이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정작 일선 학교의 수많은 선생님들의 의견은 무시된 채 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특히 교장 공모제와 관련된 일련의 교육부의 정책들은 과연 그 정책이 교육적인지의 여부부터 다시 한 번 점검 해볼 필요가 있으리라는 판단이 든다.

일선 학교 현장의 수많은 선생님들은 교사 승진제도의 폐해에 어느 정도는 공감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과 같은 교사가 아닌 수많은 외부인들이 일정 기간 학교 운영을 맡을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은 그야말로 이 땅의 수많은 선생님들의 자존심과 전문성을 무시한 정책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나도 한 번 교장 해 볼까!

“해도 해도 너무하네. 이거 교사들을 완전히 무시한 채, 막말로 외부 용역을 불러다 학교를 맡기겠다는 거 아니야!”
“이 참에 나도 한 번 교장 한 번 해볼까. 정말로 이거 일선 학교 현장의 여론은 무시한 채 너무 막나가는 것 같아.”
“우리 교사들도 대부분 학교개혁, 특히 승진제도에 대해 많은 폐해가 있다는 것을 알지만, 이런 식으로 학교를 아무에게나 맡길 수는 없죠. 특히 일정기간 아무런 책임도 없이 왔다가 가는 식의 마치 교장 자리를 전리품 인 냥 취급하려는 정치 상황이 벌어질 것인 뻔한데….”

“하지만 분명 승진을 두고 이제까지 정말로 교육적으로 봐서 자격 없는 교장들이 나온 것도 사실 아니야. 우리끼리 막말로 저 인간이 도대체 어떻게 교장이 되었을까 라고 할 정도의 인품을 지닌 이들도 있었잖아. 분명 새로운 승진제도나 인사 관리가 필요한 것은 분명해.”
“맞아, 평교사 때는 게으름을 피우다가 이리저리 딴 점수로 관리자가 되면 정말로 가관 노릇을 하려고 들지.”
“정말로 아이들을 위해 열심히 하는 사람이 승진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하는데. 그리고 무엇보다 실력 있고 유능한 교사들이 제대로 검증받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할 것 같아.”

일선 학교의 선생님들의 대부분 승진 제도가 가지는 문제점을 비판하면서도 현행 교육부가 시행하려고 하는 교장 공모제가 가지는 문제를 대부분 걱정하는 눈치였다. 특히 정치적으로 혹은 책임성 없는 몇 년간의 교장 자리 메우기가 자칫 교육을 황폐화 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발언도 심심치 않게 나왔다.

교장이라는 자리가 가지는 상징성

수십 년간 평교사로서 아이들과 열심히 살다보면 30년 가까이 되어서야 비로소 교장이라는 관리자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자격조건이 생긴다. 물론 교감이라는 중간 관리자를 거쳐야 됨은 물론이다. 하지만 이 긴 시간 동안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그저 묵묵하게 아이들과의 자리를 지켜 나간다. 기껏해야 그 중에서 일부만이 관리자의 자리로 나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교장이라는 자리가 원체 한정되어 있다 보니 수많은 교사들의 인사 적체가 생겨나고, 그로 인해 여러 가지 인사비리가 생겨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현장의 평교사들이 그저 30년간 아무런 수고도 없이, 그리고 노력도 없이 교장의 자리로 올라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교장은 학교 경영에 대한 막중한 책임을 지는 자리이다. 그만큼 교육적인 안목과 전문성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안 되는 자리이다. 뿐만 아니라 선생님들의 교과 지도와 학생들에 대한 생활지도 전반에 걸친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야만 비로소 선생님들을 적절하게 지도감독 할 수 있는 명분이 서는 자리이다.

이런 전문성과 능력을 갖추어야만 되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교육에 문외한인 다양한 인사들을 받아들이겠다는 생각은 교육을 단지 권력과 자본의 단순한 전리품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정말로 유능한 교장의 위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하지만 밖에서 바라보기에 이제까지 대다수 학교의 교장들은 윗사람에게 잘 보이고 적당하게 술수를 부려서 교장이 되어 그럭저럭 시간만 때우는 자리로 비쳐진 모양이다. 물론 그런 면도 부인할 수 없다. 학교 현장에 있다 보면 정말로 능력 미달의 교장도 분명 있다.

정작 학교 현장에서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학교의 문을 열어 교장을 교육과는 문외한인 이들을 받아들이겠다는 의견은 분명 문제가 있다. 우선 학교 현장을 알고 못하고를 떠나서 정작 학교 운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교사들의 교과 지도와 생활 지도 등등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고는 도저히 교장으로서의 위상이 설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학교 현장에 적합한 대안은 없는 것일까. 물론 다양한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논의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는 답보상태에 있다. 초빙 교장제도 실시되고 있지만, 여전히 문제의 핵심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는 아닌 듯하다.

우선 학교 교장자리가 관리직이라는 기존의 틀을 벗겨내야 한다. 교사에서 교감이나 교장으로 가면 학생들과는 거의 무관한 일반 행정직으로 분류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데, 우선 이런 부분들이 제도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우선 고려되어야 할 사항은 교장과 교감도 일정 부분 수업을 병행하면서 교장이나 교감의 이름보다는 수석교사나 관리교사로 그 명칭의 교체를 고려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물론 극단적으로 나아간다면 대학처럼 보직제가 될 수 있겠지만, 보직제를 하기에는 학교의 규모나 교사의 수 등의 문제에서 관리의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쉽게 학교 현장에 적용되기는 어려울 듯하다. 따라서 가장 근접한 제도는 수석교사나 관리교사로 그 명칭을 바꾸고, 일정 부분 학생지도와 수업에도 참여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런 부분들이 점차 학교현장에서 적용된다면 차후에 순환 보직제도 적용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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