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에 유행성 눈병으로 각급학교마다 비상이 걸렸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이야기가 아니다. 학교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눈병환자가 없는 학교가 거의 없을 정도로 흔한 것이 바로 요즈음의 눈병이다. 이에 대한 대책을 단순히 등교정지로 해결하려고 하다보니 눈병을 사고 파는 일까지 발생한다고 하니 보통 문제가 아니다.
학교별로 이렇게 눈병환자가 많다 보니 교장선생님들이 모이면 화두에 오르는 것이 눈병이야기인 모양이다. 걱정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각자의 학교이야기로 이어진다. 결국은 우리 학교는 눈병 환자가 몇 명인데, 그 학교는 몇 명이냐. 어떻게 아이들 지도하고 있느냐, 대강 이런 이야기를 나눈다고 한다. 교장선생님들이 모였으니 당연히 최근의 이슈가 주제가 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문제는 다음단계, 우리학교는 몇명밖에 안되는데, 그 학교는 왜 그렇게 눈병 환자가 많으냐, 학생들 수준이 어떠하길래 그러냐, 학교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느냐는 등의 이야기들이다. 그러면서 소위 눈병 환자가 많지 않은 학교의 교장선생님은 마치 자신의 학교는 학생지도를 잘해서 그렇다는 식의 이야기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눈병 환자가 많은 학교의 교장선생님들은 딱히 할 이야기가 없어 그냥 대충 얼버무린다고 한다.
물론 눈병 환자가 적은 학교 교장선생님들의 이야기가 틀린것은 아니다. 학생들 지도를 철저히 하고 위생관리를 잘 시키면 환자가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 지도가 절대적이지는 않다는 생각이다. 눈병이 유행할 때면 모든 학교들이 똑같은 예방지도를 한다. 눈병이 그렇게 유행하는데, 그런 교육을 안하는 학교는 없다. 안할래야 안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교육청에서 내려오는 공문이다. 눈병 예방교육에 대한 공문이 수시로 내려오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에서 눈병환자가 좀 적다고 해서 자신의 근무학교가 마치 다른 학교에 비해 월등히 우수하다는 의식을 가지는 것은 타당성이 그리 높지 않다고 본다. 하루 이틀 지난 다음에는 눈병 환자의 수가 다른학교에 비해 역전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누가 보아도 객관성이 별로 없는 이야기는 어린애들이나 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적어도 교장선생님쯤 되신 분들이라면 상대방의 학교를 염려해 주고 다같이 눈병이 번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대책을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