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은 2008년 종로구 혜화동에 문을 열게 될 서울 국제고에 대해 개교 시점부터 신입생 자격을 서울지역 거주학생으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한다. 또한 2010년 부터는 현재 전국단위로 모집을 실시하고 있는 외국어고등학교의 모집단위를 서울지역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이미 교육부에서 2008학년도 부터 외국어고등학교 지원자격에 지역제한을 두기로 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외국어고 지역제한과 관련하여 논란이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교육부의 안과는 2년정도 차이가 있지만 교육부의 안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좀더 추세를 지켜보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국제고는 새로 개교하기 때문에 지역제한을 두어도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외국어고등학교의 경우는 정책의 변경이기 때문에 좀더 깊은 검토와 추이를 지켜 봤어야 옳다고 본다.
지역제한을 두면 서울 인근의 학생들이 서울로 위장전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의 국제고에 진학하기 위해서이다. 경쟁률이 높아질 것이고 사교육에 대한 의존도도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그래도 수요자 중심의 교육체제로 가겠다는 시교육청의 방침은 우수인력을 교육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문제는 거주지역 제한 기준이 애매하다는 데에 있다. 물론 지원자격에 제한을 두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발표된 서울시교육청의 지역제한 기준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다.
즉 서울지역에 거주하는 학생으로 제한했다는 점인데, 현재 서울인근의 경기도 지역에 거주하면서 초등학교때부터 줄곧 서울의 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학생들이 상당수 있다. 예를 들면 경기광명시나 안양시 등은 서울과 인접한 지역이다. 초등학교때부터 줄곧 서울의 학교에 재학한 학생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서울시가 아닌 지역에 거주하더라도 고등학교 진학은 서울로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국제고와 외국어고의 경우만 이들의 지원자격을 박탈한다면 시교육청에서 이들의 위장전입을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서울에 거주하면서 다른 시,도의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지원이 가능한데, 서울의 중학교에 다니는데, 서울에 거주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원자격을 주지 않는 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따라서 이번의 기준을 조금더 완화해야 한다. 즉 서울지역에 거주하거나 서울지역의 중학교에 다니거나 둘 중 어느 경우라도 지원자격을 주어야 한다. 양쪽다 불이익을 줄 수 없다는 생각에서이다. 이런 문제가 있음에도 지역제한을 두는 쪽으로 서둘러 발표한 서울시교육청의 방향은 한발 앞서가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것이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부정적 측면으로 앞서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런 예민한 문제를 단순히 검토하고 교육부의 안과 비슷하게 추진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신중한 검토를 했어야 한다. 교육자치의 근본에도 어긋나는 것이다. 특히 학부모와 학생들의 입장에서 좀더 깊이있는 방안을 찾았어야 옳다. 물론 미리 발표하여 혼란을 줄인다는 취지는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렇게 이해를 하고 있지만 그래도 좀 성급하게 결정되었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직 시행까지는 시간이 있다. 좀더 여론을 수렴하여 깊이있는 재검토가 이루어질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