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사전적 의미는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함'을 말한다. 잘 아는바와 같이 이전의 정부에서는 '개혁'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했었다. '개혁'은 '제도나 기구 따위를 새롭게 뜯어고침'이라고 국어사전에 나와있다.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개혁'이냐 '혁신'이냐가 문제가 아니고 다만 그 방법을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결국 혁신이라는 것은 그 구성원이 어떻게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무조건 적인 혁신은 결코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는 생각이다. 즉 혁신을 위해서는 그 이면에 투자되어야 할 것들이 많다. 예산투입뿐 아니라 여건을 어떻게 조성해서 이끌어 가느냐도 매우 중요하다. 꼭 금전적인 투입이 최선은 아닐 것이다.
올해들어 서울시교육청에서 각급학교에 자주 시달한 것이 '혁신'이다. 시교육청의 기구도 새로 신설했다. 혁신을 위해 노력한 교사에게 인센티브도 준다고 했다. 다양하게 교사들과 각급학교에 소위 '당근'을 제시한 것이다. 그러나 이에대한 일선학교 교원들의 생각은 '글쎄요'가 답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일방적인 시달 중심의 혁신이 추진되었기 때문이다.
앞서 밝힌 것처럼 각급학교 구성원인 교원들의 마음가짐이 더 중요함에도 그것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교원들의 자질 문제가 자주 대두되긴 하지만 실제로 자질을 문제삼을 정도의 교원들은 극히 일부에 해당한다. 문제는 혁신을 추진하고자 하는 부서에서 교사들을 보는 눈이다. 많은 교사들을 혁신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그들도 일선학교의 교사출신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면서도 왜 혁신을 자꾸 강요하는 것일까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
학교의 교육여건은 개선된 것이 없다. 도리어 갈수록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그러면서 혁신하라고 요구한다. 어떻게 혁신이 잘 될 수 있겠는가. 각 교무실에 혁신에 관한 포스터를 게시하고 컴퓨터 바탕화면에 혁신관련 포스터를 깔아 놓는다고 혁신이 저절로 되는가.
'교원들에게 신나게 가르칠 수 있도록 여건만 만들어 주면 혁신은 저절로 된다. 억지로 혁신을 한다고 해서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간섭보다는 자율적인 분위기를 조성해 주면 된다. 모든 것을 학교장에게 맡겨주면 지금보다 훨씬 더 훌륭한 혁신이 이루어지게 된다.' 어느 원로교사의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가 자꾸 가슴에 와 닿는 이유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