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4 (일)

  • 맑음동두천 11.6℃
  • 맑음강릉 13.0℃
  • 맑음서울 13.6℃
  • 맑음대전 14.6℃
  • 구름많음대구 14.5℃
  • 구름조금울산 13.6℃
  • 맑음광주 15.4℃
  • 구름많음부산 15.8℃
  • 맑음고창 15.3℃
  • 흐림제주 14.0℃
  • 맑음강화 11.5℃
  • 맑음보은 13.4℃
  • 맑음금산 14.6℃
  • 맑음강진군 16.3℃
  • 구름조금경주시 14.7℃
  • 맑음거제 14.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현장소식

초등학교의 '가을 운동회'를 보며


며칠 전, 학생백일장 진행 문제로 인근 초등학교로 출장을 나갔었습니다. 그런데 수업이 끝난 시간인데도 선생님들이 모두 바쁘게 움직이시는 것이 보였습니다. 교내 스피커에선 계속해서 선생님들을 찾는 방송 멘트가 흘러나오고 교무실 한 쪽에는 형형색색의 알록달록한 비닐 종이와 각종 놀이기구들까지 가득 쌓여 있었습니다. 또 젊으신 여선생님들께선 상품을 포장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고요.

리포터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무슨 일이냐고 여쭈어보았더니, 가을 운동회 준비 때문이라더군요. 고등학교에 근무하는 저로서는 정말 오랜만에 들어본 정겨운 단어였습니다. 가을 운동회라... 한동안 열린교육이다, 선진교육이다 해서 초등학교의 가을 운동회가 빛을 잃었었는데 요즘 다시 복고풍 바람을 타고 가을 운동회가 되살아나는 느낌이 들어 반가웠습니다.

제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1970년대만 해도 운동장에는 만국기가 휘날리는 가운데 온 동네 사람들이 다 모여 흥겨운 잔치판을 벌였었는데, 근래에는 그런 흥성스러운 가을 운동회 풍경을 좀체로 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주기가 돌아 얼굴이 불콰하게 물들어버린 동네 이장 아저씨의 모습도 사라지고 찐 계란과 칠성사이다를 먹고 마시던 추억, 알이 굵은 알밤을 쪄서 실에 꿰어 목걸이를 만들어 차고 다니던 추억 등도 그만 기억 저편으로 아스라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어제는 인근 초등학교 앞을 지나가다가 정말 모처럼 초등학교 가을 운동회 풍경을 목격했답니다. 두 명씩 짝을 지어 서로 끌고 당기는 아이들이 그렇게 발랄하고 활기차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뽀얗게 피어오르는 흙먼지에도 아랑곳없이 주어진 게임에 몰입해서 최선을 다하는 아이들의 건강한 모습을 보며 가을 운동회야말로 가장 교육적이고 가장 인간적인 행사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준비하시는 선생님들이야 귀찮고 힘이 드시겠지만, 초등학교의 가을 운동회는 반드시 성대하게 발전시켜야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습니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