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서울대방중학교, 교장: 이선희)는 서울특별시교육청지정 미술영재교육학교이다. 미술영재를 조기에 발굴하여 교육하기 위한 곳이다. 이미 지난 4월에 3차에 걸친 선발고사를 통해 20여명의 영재들이 열심히 교육을 받고 있다. 이들의 영재성을 조기에 발굴하기 위한 교육이 한창인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강사로 나서고 있는 작가겸 미술교사인 A강사가 의미있는 이야기를 했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요즈음 미술교육은 학생들의 영재성 발굴이나 창의성 개발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도 학교에서 실시하는 미술교육이 영재성 발굴이나 창의성 개발에 가장 가까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그렇게 의미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는 이어서 이렇게 이야기 했다.
'요즈음 성적이 다소 부진한 학생들이 대학진학을 위해 미술학원을 많이 찾습니다. 그것도 단기간에 효과를 보아야 하기 때문에 학원교육이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다고 합니다. 문제는 미술교육이 왜곡되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읽어도 무슨 의미있는 이야기냐고 반문할 것이다. 계속되는 그의 이야기, '학원에서 실시하는 미술교육(특히 입시를 위한 교육)은 창의성 개발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즉 미술에서도 어느새 암기식 교육이 등장한 것입니다. 이런 교육을 하는 학원도 문제이지만 어떻게든지 대학에 가고보자는 식의 인식을 가지고 있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더 큰 문제입니다. 근본적으로는 입시를 위한 교육이 더 큰 문제이지만요'
무엇이 의미있는 이야기인지 이제는 좀 감이 왔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 미술에서도 암기식 교육이라니 그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미술학원에서는 조기에 기능을 완성하기 위해 학생이 진학하고자 하는 대학의 입시요강에 맞춰 교육을 하는데, 그 교육이 반복하여 비슷한 그림을 계속 그리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학생 자신도 어느새 암기식 미술교육에 익숙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어찌됐던 결과는 대학교 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과목도 아니고 미술에서도 암기식 교육이 통한다니,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 대학에 합격한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이나 창의성에 관계없이 미술교육을 받을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들이 다시 미술계에 진출하여 창작을 하거나 새로운 미술교육을 할 수도 있다. 이런 교육이 과연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입시제도를 어떤 방법으로 바꾸어도 결국 문제는 있게 마련이다. 그렇더라도 문제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은 끊임없이 연구되어야 한다. 이제는 체육도 암기, 노래도 암기하는 식으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제대로된 교육을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시기를 언제쯤이면 맞이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