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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어느 기간제 선생님의 열정

요즘 우리학교에는 기간제 선생님이 많습니다. 출산휴가로 인해, 외국유학으로 인해 기간제 선생님이 수고를 많이 하십니다. 저에게는 기간제 선생님에 대한 이미지가 참 좋습니다. 처음으로 기간제 선생님을 만나기는 지난 97년 3월 2일 언양여상(현 울산미래정보고)에서입니다.

그 때 남달리 열심이셨던 선생님 한 분이 눈에 띄었습니다. 외모가 뛰어난데다 품위유지도 잘 하셨습니다. 키도 크고 인물도 예쁘고 옷도 항상 단정하게 입고 다녔습니다. 성격도 임시교사답지 않게 아주 쾌활했고, 붙임성이 있으며, 항상 밝은 얼굴이었습니다. 정말 이런 좋으신 선생님과 함께 근무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느낄 정도였습니다.

어느 정도 세월이 흐르고 나서 이 선생님이 기간제 선생님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 선생님은 기간제 선생님인데도 조금도 기죽지 않고 정식 선생님 못지않게 열심히 학생들을 지도하였습니다. 어느 날 하루 현관에서 여러 학생들을 불러놓고 꼼꼼하게 지도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내가 만약 그런 위치라면 틀림없이 그저 대충 학생지도에 임했을 것인데 얼마나 학생들에게 애정을 갖고 열성을 쏟는지 정말 오래도록 기억에 남고 본받을 만한 선생님이었습니다.

그 다음해 제가 교육청에서 근무하게 되었는데 그 선생님께서 계약기간이 끝나고 집에서 쉬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서여상(현 울산정보산업고)에 소개를 해 주었는데 거기에서 근무하다가 다시 언양여상에 재계약하여 근무하던 중 얼마 있지 않아 기간이 한정이 되어 있어 그만두게 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그래서 기회만 있으면 임시직이라도 소개해 주고 싶고, 임용고시에 응시해서 정식 발령을 받으면 더 좋을 것 같고, 아니면 사립학교에 채용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기회는 주어졌습니다. 내가 시교육청 교육정보화과에 근무하던 99년 2월 어느 날 모 장학사님의 통화내용을 듣게 되었는데 사립학교에 상업교사 한 분을 소개해 달라는 전화내용이었습니다. 이 순간을 놓칠세라 모 박장학사님께 이 선생님을 본 그대로 소개했습니다.

사립학교 교사로는 이 선생님이 적격자인 동시에 1당 3역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모 장학사님도 1년 동안 함께 근무한 저를 믿었는지 두말하지 않고 내 일처럼, 내 동생처럼, 내 딸처럼 아주 적극적이셨습니다. 거기에다가 모 과장님에게 마지막 선물을 준다고 생각하고 전화지원까지 부탁했는데 고맙게도 아주 친절하게 전화 지원사격을 해 주셨습니다. 저도 그 학교 교장선생님께 인사시켜 주었습니다.

이렇게 최선을 다하게 된 것은 그 선생님의 열성 때문이었습니다. 저에게 믿음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감동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어느 학교에 근무를 해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그렇게 한 것입니다.

지금도 우리학교에는 저에게 감동을 줄 만큼 열심히 하시는 기간제 선생님이 계십니다. 교문지도를 위해 7시 반까지 학교에 출근하시는 선생님도 계십니다. 수업면에도, 학생지도면에도, 야자감독면에도, 청소지도면에도 우리 선생님들 못지않게 열심히 하시는 걸 보면서 감사를 하게 됩니다.

이런 선생님이 지금은 비록 기간제 선생님으로서 힘들게 생활하고 있지만 때가 되면 떳떳하게 임용고사에 합격해 정식 선생님으로 근무할 날이 올 것으로 확신합니다. 조금도 기죽지 마시고 조금도 어려워하지 마시고 조금도 부담을 가지지 마시고 여러 선생님과 똑같이 생활했으면 합니다.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늘 마음에 여유를 갖기를 바랍니다. 더욱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더욱 힘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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