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교사 정원이 대폭 줄어드는 바람에 일선 교대에서는 벌써 집단항의가 빚어지고 있다. 언제는 경쟁률이 미달해 교사 수급하는 데 곤란을 겪더니만, 올해는 교원임용수를 대폭 줄임으로써 졸업생들의 거센 비난과 항의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물론 저출산으로 인하여 학생수가 급감함으로써 빚어지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일·이년 사이에 교원임용수를 마치 고무줄 정원이라도 되듯이 줄이고 늘이는 바람에 일부 교대에서는 임용시험 거부 논의까지 흘러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교사 수급 정책 일관성을 상실했다!
비단 교원임용수가 문제가 있다는 것은 교대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사대 졸업생에게도 마찬가지이다. 나아가서는 일선 학교 현장에서도 예측할 수 없는 교원 수급 정책으로 많은 문제들이 야기되고 있다. 특히 정원에 꼭 포함되어야 할 과목의 교사가 배정되지 않아 업무나 교과목 지도에 차질을 빚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최근에 이런 일들이 많이 빚어나고 있다.
교육을 백년지대계라고 하지만, 정작 교육의 초석이라 할 수 있는 교원 수급 정책조차도 전혀 예측하지 못하고 주먹구구식으로 일관해 온 것이 우리 교육행정의 현실이다. 이런 기초적인 것에서조차도 일관성 없는 정책 기조로 학교 현장과 예비교사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것이 우리 교육 현실이다.
“정말로 교사정원이 중요한데, 이거 원 자기들 맘대로 그 수를 조정해 놓고 책임은 일선 학교현장에 다 떠 넘기는 꼴이니…” “우리 학교만 봐도 그래요, 올해 두 과목에서 선생님을 배정받지 못해 기간제 교사들을 채용하다 보니 학생지도와 교과지도에 큰 문제를 빚고 있잖아요!” “맞아요, 우리 같은 소규모 학교에서는 한 명의 교사가 결원이 생겨도 엄청난 타격을 입는데, 그런 점들을 아예 교육부에서는 모르는 가 봐요.” “교육의 기본 바탕이 되는 인적·물적 조건에 대한 기반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엉뚱한 교육정책만 남발하고 있는 꼴이니…”
혼란스러운 예비교사와 학교현장
필자도 교원임용고사 출신이라 해마다 발표되는 교원 임용수에 자연스레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후배 교사들이 교육자로서 학교현장에 많이 나올 수 있기를 바라지만 정작 발표되는 교원 임용수에 적잖이 놀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해마다 발표되는 교원 임용수가 도대체 이렇게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지 의아스럽기까지 했다. 가령 특정 과목에서 작년에 100명을 뽑았는데, 올해는 10여명으로 그 수가 준다던지 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왔기 때문이다. 물론 학교 현장의 명예퇴직자가 생기거나 혹은 신설 학교가 생겨나기 때문에 이런 점들을 감안하다 보면 적잖이 혼란이 올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한 해 격차를 두고 교원 임용수가 적게는 몇 십 명, 혹은 많게는 몇 명 백까지 차이가 난다는 것은 교사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공부하는 수많은 예비교사들에게 엄청난 고통의 부담을 떠 안겨주는 꼴이 된다. 뿐만 아니라 일선 학교 현장에서도 잘못된 교사 수급정책으로 해마다 기간제 교사들을 채용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선생님 말도 마십시오. 해마다 그 수가 너무 차이가 나니 어떤 아이들은 타 도로 시험을 치러 가는 경우도 많이 생깁니다. 저도 재작년에 강원도에 자리가 많이 나 그곳에서 시험을 친 적도 있어요. 그 때 당시 경남에는 자리가 거의 나지 않았거든요.” “그럼 올해는 어디 시험을 칠겁니까?” “모르겠어요, 해마다 임용정원이 하도 차이가 나고, 그리고 타 도마다 차이가 많이 나니까 자리가 많이 나는 곳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몇 년을 넘긴 기간제 선생님의 말씀은 예비교사를 꿈꾸는 이 땅의 많은 이들의 절박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쓸모없는 교육정책 남발 이제 그만둘 때, 그리고…
최근 우리 교육의 핵심을 모두 떠 맡다시피 하고 있는 교육부의 잘못된 교육정책 남발로 학교 현장은 그야말로 혼란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제대로 학교현장의 인적·물적 조건도 갖추지 못하고 운영상의 교육정책만 남발에만 열을 올려왔던 것이다.
그간 교육부에서 열린교육, 수행평가, 그리고 최근의 교원평가에 이르기까지 정작 학교현장에서 제대로 실현하거나 혹은 그 정책의 정당성 여부가 전혀 검증되지 않거나 이미 실패한 서구의 정책들을 들여와 마치 학교현장을 교육정책 경연의 장으로 만들고 있는 듯하다.
제발 다른 곳에 신경 쓰지 말고 진정으로 학교현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여러 인적, 물적 조건 조성에 힘을 써 주었으면 한다. ‘교육부 폐기’ 말이 나올 정도로 그 존재 여부에 대해 진정성을 다시금 생각게 하는 그런 일들에 열을 올리지 말고 학교 현장이나 제대로 뒷받침 하는 데 신경을 썼으면 한다.
얼마 있지 않으면 예비교사들의 임용시험이 있을 것이다. 몇 년간을 교사가 되기 위해 피땀 흘린 예비교사들의 대가가 헛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본교에 근무하는 기간제 선생님들의 합격 소식도 들렸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