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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드라마가 보여준 교원평가의 허구성

5일아침 KBS 2TV에서 방영된 성장드라마 '반올림'을 시청했다면 '어! 이게뭐지!'라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학생들의 일상적인 생활속에서 일어나는 가능성있는 일이라고 보아 넘길수도 있었을 것이고, 드라마가 좀 사기를 치고 있다는 느낌도 받았을 것이다. 현실과 다소 동떨어진 내용이 방영되긴 했지만 그것은 드라마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보면 될 것이다.

드라마의 내용을 요약하면 대충 이런 내용이다. '출산휴가 간 한 선생님을 대신해서 교장의 제자로 강남 학원가의 최고 강사이자, 스타일 좋고 잘 가르치기로 유명한 강 선생이라는 사람이 학교에 강사로 들어온다. 교장은 강 선생을 불러 특별히 10반의 수학을 담당해달라고 부탁하고, 강선생은 흔쾌히 교장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담임은 다른 사람이 10반의 수학을 가르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항의하지만, 강선생이 맡은 이후 눈에 띄게 좋아진 3학년의 성적을 이유로 드는 교장에게 담임은 더 할말이 없어진다(담밈도 수학담당이다.) 담임은 강선생과 은근한 신경전을 벌이기 시작하고, 아이들도 담임이 아닌 다른 선생님에 대한 거부감에 괜히 더 퉁명스럽게 강선생을 대한다. 그러던 어느날 10반과 다른반의 싸움이 벌어지자 담임은 무조건 10반을 혼내고, 강선생은 전후사정을 따져본뒤 10반의 손을 들어주자 아이들이 흔들리기 시작하여 담임보다는 강선생을 더 신뢰하고 좋아하게 된다.

그후 교장은 학생들로부터 수업평가를 받도록 강요하고, 그 결과 강선생은 모든항목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지만 당임은 거의 최하평가를 받게된다. 교장은 담임을 호되기 혼내게 되고 이 와중에 학생들이 이번에는 길가던 중학생들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하여 경찰서로 가게된다. 경찰서에서 담임의 보이지 않는 노력으로 무사히 학생들이 풀려나지만 학생의 아버지에게 담임교사는 폭행을 당해 쓰러지게 된다. 이 사건이후 담임은 학교에 사표를 제출하고 물러나게 된다. 나중에 강선생의 가식적인 행동을 알아차린 학생들이 담임교사의 집에 찾아가 본심을 몰랐다면서 무릎꿇고 용서를 빌면서 드라마가 끝이난다.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다름아닌 교장의 강요에 의한 수업평가이다. 학생들은 강선생의 이야기만 믿고 모든 것을 담임보다 우수하다고 생각하여 강선생의 수업에는 우수한 평가를 하고 담임교사의 수업에는 최하점수를 주지만 결국은 강선생이 자신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 학생들에게 가식적으로 대했던 것을 학생들이 눈치채게 되고 인간적인 면과 학생들을 미래를 위한 수업방식을 택했다는 것이 나중에 검증되게 되었던 것이다. 모든 면에서 담임이 더 훌륭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만 뒤늦은 후회일 뿐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

단기간에 이루어진 수업평가가 결국은 왜곡되었다는 것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내용이었다. 학원강사가 수업을 잘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학생들을 이해하고 인간적으로 대해주는 진실함에서는 담임을 이길수 없었던 것이다. 단편적인 암기위주의 수업을 했던 강선생보다는 모든 것을 이해하도록 가르쳤던 담임이 더 훌륭했기 때문이다. 이미 평가를 해서 담임이 물러난 후였기에 학생들의 후회가 컸던 것이다.

결국 수업평가를 중점으로 교원평가제를 도입하겠다고 하지만 이런 문제를 안고 있다. 어떤 교사가 어떻게 수업을 하느냐는 교사 개인의 고유권한이다. 학생들에게 효과적인 전달을 하는 것은 공통점이지만 그 결과는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다. 단기적인 처방보다는 근본을 이해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에서 그 방식의 차이가 있는 것이다. 결과는 바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시간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일방적인 수업평가를 하겠다는 것이 교육부의 의도이다.

학교수업은 거의 1년이 지나면 끝나고 다시 학년이 바뀌면 다른 교사가 담당하게 된다. 학생들에게 나타는 결과가 어떤 교사의 역할이 훌륭했었는지는 누구도 속단할 수 없다. 모든 교사의 공통된 노력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단 한번의 수업평가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결국 교원평가를 강행한다면 선의의 피해자가 나타날 것이고 결국은 허구와 현실이 혼동되는 일만 발생시킬 것이다.

진실을 외면한 교원평가는 실시되면 안된다. 현재의 교육부안이라면 현실을 왜곡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드라마에서 보여준 교원평가의 허구성을 인정해야 한다. 교육부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무조건 실시하고보자는 식의 평가는 누구에게도 공감을 얻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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