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이천시의 한 중학교 교장실에 이 학교를 다니던 학생의 유골함이 17일째 보관돼 있다는 기사를 읽었다. 정말 충격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보도에 따르면 이 학교에 다니다 숨진 B군의 부모는 지난 10월 2일 B군의 유골함을 학교 교장실에 둔 채 지금까지 찾아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B군은 지난달 30일 같은 학교에 재학중인 선배 학생들에게 폭행을 당해 숨졌으며 B군의 부모는 장례식날 학교측에 가해학생들의 명단을 요구하다 받아들여지지 않자 화장한 B군의 유골함을 교장실에 두고 갔다고 한다. 사건의 자초지종이야 어찌됐든 학교 폭력의 폐해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2006년 10월 현재까지 학교 폭력으로 사망한 학생 수가 공식적으로 열한 명이라고 한다. 생때같은 자식을 잃은 부모의 심정을 생각한다면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부모가 죽으면 산에 묻고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는 말처럼 자식을 잃은 부모의 비통한 심정은 이 세상 그 어떤 슬픔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처절할 것이다. 더구나 공부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보낸 학교에서 자녀가 어처구니없는 학교 폭력 때문에 사망한다면 그 부모의 마음은 천 갈래 만 갈래로 찢어질 것이다. 가해자 또한 평생 살인자라는 굴레를 쓰고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학교 폭력은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해자에게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준다. 때문에 학교 폭력은 반드시 척결되어야할 사회악이다.
학교 폭력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시기는 주로 상견례가 이루어지는 학기초인 3월과 학기가 서서히 마무리되어 가는 11월경에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3월에는 주로 학생들간의 주도권 다툼 때문에 발생하고, 11월에는 이러한 주도권을 활발하게 행사하는 과정에서 생긴다는 것이다. 이러한 학교 폭력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장소로는 교실이 75.5%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학교 화장실과 학교근처 PC방이라고 한다. 학교 폭력의 가해자로는 동년배 또는 학교 선배들 순이라고 한다. 학교 폭력의 유형으로는 집단구타, 금품갈취, 협박, 심부름 등의 괴롭힘, 장난을 빙자한 폭력 등이 주를 이룬다고 한다. 특히 장난을 빙자한 학교 폭력은 발견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설사 가해자를 발견했다손 치더라도 장난을 빙자했기 때문에 처벌하기가 곤란하다는 것이다.
만약 담당 학급에서 학교 폭력이 발생하면 담임선생님은 적극적인 자세로 신속 정확하게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 즉 절대로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단호한 신념을 보여주는 말과 행동을 하고 즉시 피해학생을 응급처지하고 병원에 후송하여야 한다. 그런 다음 가해자와 피해자 학부모를 학교로 모셔서 사건의 전말을 숨김없이 정확하고 신속하게 설명해야 한다. 그래야만 나중에 있을지도 모를 분쟁의 소지를 없앨 수 있다. 특히 피해자와 가해자 학부모의 감정을 건드리는 말은 일절 삼가 해야 하며 면담 시 말 한마디라도 신중하게 건네야 한다.
학교 폭력은 광범위하게 저질러지기 때문에 담임선생님뿐만 아니라 모든 선생님들이 감시자가 되어야 하며, 학교 폭력 현장을 보거나 그 사실을 알게 되면 지체 없이 학교 등 관계기관에 신고하고, 학교장은 폭력책임 교사에게 사건의 전말을 자세히 조사토록 조치하여야 한다. 사건의 조사가 완료되면 가해 학생의 선도 및 피해 학생에 대한 치료와 보호조치가 신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교에서 임의로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의 학부모간의 합의를 유도하여 학교 폭력이 없었던 것으로 처리하는 사례가 많은데, 이는 엄연한 불법인 동시에 학교 폭력을 인정하는 결과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학교 폭력은 반드시 학교 자치위원회에서 처리해야 예방 효과가 있다고 한다.
아무리 사건을 잘 처리한다고 해도 예방처럼 훌륭한 대처법은 없을 것이다. 사전에 학교 폭력의 소지를 없애는 것은 물론이요 그러기 위해선 평소 세심하게 학생들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 폭력은 그 특성상 피해 학생들이 먼저 신고하는 법이 없기 때문에 교사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감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외톨이로 있는 학생, 특별한 볼일이 없는데도 교무실이나 교사 주위를 배회하는 학생, 성적이 갑자기 또는 서서히 떨어지는 학생, 조퇴가 늘거나 결석이 잦은 학생, 늦게 등교하거나 수업 시작 직전 혼자 교실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은 학생, 체육시간이나 청소 등 야외활동 시간에 혼자인 경우가 많은 학생 등이 학교 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학생일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에 반해 학교 폭력 가해자의 특징은 우선 신체적으로 힘이 세고, 매사 행동이 거칠고 화를 잘 내며 쉽게 흥분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교실에서 큰 소리를 많이 지르고 반 분위기를 주도하는 학생, 수업 시간에 교사의 권위에 도전하는 행동을 종종 나타내는 학생, 수업 참여 태도가 불량하고 주위에 친구가 많은 학생, 가정 형편에 비해 고급 의류나 물건을 소지하고 돈의 씀씀이가 헤픈 학생, 등하교시 책가방을 들어다 주는 친구나 후배가 있는 학생, 항상 불평불만이 많은 학생 등이 학교 폭력 가해자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런 학생들이 발견되면 학교측에선 즉시 교육 및 상담을 통해 학교 폭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철저하게 예방해야 한다.
끝으로 학교 폭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 될 수 없다. 인간이 인간에게 행하는 폭력이야말로 가장 비민주적이며 가장 비인간적인 처사이기 때문이다. 한창 꿈을 먹고 자라나는 우리의 사랑스런 아이들에게 학교 폭력이란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지 않도록 매사 관심을 갖고 철저하게 보살펴 한 해를 무사히 마무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