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지금은 셋째 월요일 아침입니다. 오늘도 어둠이 자리를 잡고 있는 시간에 나왔습니다. 일찍 나오면 월요일이라도 차가 밀리지 않아 참 좋습니다. 조금 늦게 나오면 중간중간에 많이 밀리는 것을 보게 되는데 평일과 같이 순조롭게 달릴 수 있으니 정말 상쾌합니다.
요즘은 가는 곳마다 주차시설이 부족해 난리입니다. 저가 거주하는 아파트 지하주차장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때는 차를 빠져나오려면 애를 먹습니다. 오늘이 그러했습니다. 복잡할수록 질서를 지켜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분이 있어 아쉬웠습니다. 주차선 안에 차를 세울 수 없어 주차한 차들을 막는 가로로 차를 세우려면 같은 쪽에 한 줄로 세워야 좁은 통로지만 차가 쉽게 빠져 나갈 것 아닙니까? 두 대가 그러하지 않으니 두 군데나 빠져나온다고 애를 먹었습니다. 복잡할수록 나름대로의 규칙을 지켰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학교 정문에 들어서니 단풍이 너무 좋았습니다. 먼 곳을 가지 않아도 만추를 느낄 만합니다. 아직 나들이를 하지 못하신 선생님께서 가을이 다가기 전에 학교에서나마 단풍을 즐겼으면 합니다. 가을의 단풍을 즐기던 옛날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말입니다.
오늘 아침 7시 조금 넘어서 한 원로선생님께서 일찍 출근하셨습니다. 교문지도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7시 반부터 하는 교문지도를 위해 20분 전이나 일찍 나오신 것입니다. 조 선생님은 생각이 건전하십니다. 그러니 행동도 반듯합니다. 수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바른 생각을 늘 지닌 합리적인 분이십니다. 언제나 성실하게 맡은 일을 잘 감당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렇다고 승진에 관심이 있는 분도 아닙니다. 오직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서만 애쓰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니 모든 하는 일이 진실됩니다. 거짓이 없습니다. 남을 의식하지 않습니다. 옳은 일이면 반드시 합니다.
자녀교육도 제대로 시킨 분이십니다. 아들이 군대를 다녀와 서울에 있는 우수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는데 대부분 학생들이 한 군데도 회사 취업시험에 합격하지 못해 안달을 내는데 이 자녀는 삼성회사를 비롯하여 세 군데나 합격을 했습니다. 자녀의 앞날을 위해 미리미리 준비하도록 교육한 것입니다. 부모의 가르침에 순종한 아들은 대학 다닐 때 착실하게 공부하여 학교성적도 우수할 뿐 아니라 영어토익 같은 것도 좋은 성적을 따놓았으니 어디에 가서 시험을 쳐도 합격할 수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앞을 내다보는 통찰력이 뛰어나십니다. 언제나 과거보다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이 탁월하십니다. 앞날의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한 예측이 빠르신 분이십니다. 그러니 많은 선생님들에게 삶에 대해 자문역할을 많이 하십니다. 웃어른에 대한 예의도 바릅니다. 무슨 명목이라도 만들어서 대접하고자 하는 풍성한 마음도 가지고 계십니다. 학교방침이 옳다 싶으면 적극 협조하는 분이십니다.
언제나 비판자가 아니라 협력자이십니다. 변화지 않으면 교육도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변화에 적응하려고 애를 씁니다. 변화의 흐름에 순리적이고 능동적으로 대합니다. 어느 누가 뭐라 해도 자기 생각이 옳다고 여겨지면 그대로 나가는 분이십니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교육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도 압니다.
오직 자녀들을 걱정하는 마음, 후세를 걱정하는 마음, 자라나는 학생들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생각이 건전합니다. 언제나 생각이 긍정적입니다. 언제나 좋게 생각합니다. 언제나 잘 되리라 생각합니다. 누가 어떤 문제로 걱정을 하고 있으면 나름대로의 논리전개로 희망을 심어줍니다. 걱정을 풀어줍니다. 그러니 언제나 바른 인도자입니다. 영특한 격려자입니다. 누구나 닮고 싶은 그런 온유하고 따뜻한 성품을 지닌 분이십니다.
평소에도 학교에 일찍 나옵니다. 저를 만날 때마다 따뜻하게 인사를 먼저 건넵니다. 항상 웃음을 머금고 계십니다. 저는 그분을 언제나 ‘조대감’이라고 부릅니다. 언제나 정이 가는 분입니다. 언제나 사랑이 넘치는 분입니다. 언제나 믿음직한 분입니다.
조 대감님!
지금처럼만 해도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됩니다. 많은 젊은 선생님들이 본을 받으리라 봅니다. 많은 젊은 선생님들이 도전을 받으리라 봅니다. 늘 건강하시고 학교생활이 신이 났으면 합니다. 김구 선생님의 말씀 “눈 덮인 들판을 함부로 걷지 말라. 오늘 내가 걷는 발자국은 뒷사람들의 길잡이가 되리니.”처럼 조 대감님이 가는 발자국마다 선생님들의 길잡이가 되리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