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1 (월)

  • 구름많음동두천 25.5℃
  • 맑음강릉 22.9℃
  • 구름많음서울 26.7℃
  • 구름조금대전 27.3℃
  • 구름많음대구 24.7℃
  • 맑음울산 20.5℃
  • 흐림광주 25.1℃
  • 맑음부산 19.0℃
  • 흐림고창 24.6℃
  • 구름많음제주 25.4℃
  • 흐림강화 22.5℃
  • 구름많음보은 23.9℃
  • 구름많음금산 26.6℃
  • 구름많음강진군 22.2℃
  • 맑음경주시 23.1℃
  • 구름조금거제 19.9℃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교단일기

이런 현실은 모르지요

가끔 텔레비젼에서 학교를 주제로 제작된 드라마를 접하게 된다. 그 드라마의 작가가 누구이며 담당 PD가 누구이냐에 따라 드라마 내용이 현실적일 수도 있고 허구적일 수도 있다. 학교현실을 어느정도 꿰뚫고 있는 작가의 작품이라면 나름대로 현실을 대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내용으로 전개되기 쉽다. 그렇더라도 작가나 PD모두 학교를 다녔던 경험이 있기에 어느정도는 학교현실에 부합되는 내용으로 드라마가 전개된다.

그런데, 다른 것은 현실에 접근하지만 현실적이지 못한 내용들이 간혹 방송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초등학교나 중학교의 경우는 비현실적인 경우가 더 많다. 그 비현실적인 내용은 바로 이런 내용이다. 즉 학급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거나 수업중 또는 조회, 종례시에 교사가 학생들에게 훈화를 하는 경우에 드라마속의 현실은 정말로 현실적이지 못하다. 그 많은 학급생들 모두가 조용히 그 이야기를 심각하게 듣고 있는 장면인데 학교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전체 조회를 실시하면서 교장선생님이 훈화를 해도 제대로 듣지 않는 학생들이 많은데 교실에서 교사의 훈화를 쥐죽은듯이 듣는 경우란 찾아보기 어렵다. 고등학교는 그래도 학생들이 어느정도 성장했기에 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경우는 드라마속 현실처럼 조용히,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흔하지 않다. 실제로 교사들이 겪는 어려움 중의 하나가 바로 훈화를 실시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아직 성숙하지 않은 학생들이 분위기 파악을 제대로 하고 따르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드라마가 꼭 현실적이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이런 드라마가 계속해서 방송됨으로써 학교현실이 잘못 전달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그렇게 쉽게 교사의 말을 따르고 실천한다면 학교에서 폭력이나 기타 사안이 발생할 수 없다. 이야기만 하면 그대로 따르는데 무슨 문제가 있을 수 있겠는가.

학교밖에서 일반인들이 보는 학교는 정말 평화롭다고 느낄 것이다. 요즈음에는 그런 이야기를 듣기 어렵지만 예전에는 밖에서 학생들이 잘못을 저지르면 '선생님이 그렇게 가르쳐 주더냐?'고 묻는 경우가 많았다. 그만큼 학생들이 교사들의 이야기를 잘 듣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그때는 그것이 어느정도 가능했었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그마저도 어렵다. 시대가 변하고 학교가 변했기 때문이다.

교사의 역할은 갈수록 어렵다. 그렇더라도 교사라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학생들 지도가 어렵지만 그 지도를 끝까지 책임지고 해야 할 곳은 학교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학교에서마저 손을 놓게 되면 모든 것은 그대로 끝나고 말 것이다. 이런 교사들의 마음가짐이 있는 학교현실을 제대로 전달하는 드라마를 제작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최소한 드라마 제작을 위해서는 모든 현실을 정확히 꿰뚫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흥미도 좋지만 현실적인 드라마 제작을 하는 것이 훨씬 더 교육적이기 때문이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