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시내 특성화고등학교의 경쟁률이 지난해에 비해 높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되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007학년도 특성화고교 13곳의 신입생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총 2천875명 모집에 5천835명이 지원, 평균 경쟁률은 1.87대 1로 작년의 1.43대 1보다 높아졌다. 학교별 경쟁률을 보면 선린인터넷고가 2.69대 1로 가장 높고 덕수고 2.35대 1, 서울로봇고 2.09대 1, 서울관광고 2.07대 1, 예일디자인고 1.99대 1, 서울여상고 1.98대 1, 세명컴퓨터고 1.77대 1 등의 순이다.
학교 내신성적도 2006학년도 평균 47.3%(100% 기준)에서 올해 40.1%로 높아져 우수한 학생들이 특성화고교에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추세로 볼때 특성화고를 중심으로 한 실업교육 육성정책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이 취임하면서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실업교육 육성책을 펼쳤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실업교육에 대한 의식이 함께 변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쟁률 상승에는 서울시 교육청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두 차례에 걸쳐 서울시내 중학교에 특성화고등학교의 지원을 권장하라는 공문을 보낸 것이다. 이에 따라 일선 중학교에서는 좀더 적극적으로 특성화고 지원을 유도했다. 그러나 그 공문을 내려보낸 것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것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진로교육과에서 지난 14일 발송한 공문의 내용을 보면, 14일까지의 특성화고 지원현황을 알려주고 있다. 당연히 일선학교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다. 문제는 해당 공문에 각 중학교에 협조사항으로 부탁한 내용에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o 특성화고 접수 현황 긴급 제출 o 특성화고 희망학생이 원서 접수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유의 o 특성화고 지원 현황을 참고하여 적극적인 진로지도 실시 o 지원률이 저조한 학교 특별장학 실시 예정
특성화고 접수현황을 제출하는 것은 현황파악을 위해 적절했다고 보더라도, '지원률이 저조한 학교 특별장학실시예정'은 적절하지 않았다고 본다. 특성화고를 중심으로한 실업교육 육성책에는 동의하지만 굳이 지원률이 저조한 학교에 대하여 특별장학을 실시한다고까지 할 필요는 없었다는 생각이다. 지원률이 저조한 학교에 대해 특별장학을 실시한다는 것은 진학지도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내용이 될 것인데, 중학교를 불신하기 때문은 아니었는지 의심스럽다.
나름대로 각 중학교에서는 최선을 다하여 진학지도를 하고 있다. 그렇더라도 학생들에게 억지로 지원하도록 강요할 수는 없다. 현실을 정확히 알려주고 최종판단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하도록 하는 것이 제대로 된 진학지도일 것이다. 공문으로 일선학교를 압박하면서까지 특성화고에 지원하도록 지도하라는 것은 옳지 않은 방향이다. 그보다는 특성화고는 말 그대로 특성화가 될 수 있도록 하여 학생들이 스스로 지원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또한 특성화고의 수를 자꾸 늘리는 것보다는 기존의 실업교육과 차별화된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능동적으로 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