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자로 교장이 바뀌더니 채 3달도 안 돼 학교 앞 구멍가게 세 곳 중 두 곳이 문을 닫았다. 가게 주인 입장에서는 '안 된 일'이지만 학교 입장에서 볼 때는 '잘 된 일'이다.
그들은 왜 가게문을 닫았을까? 한 마디로 장사가 잘 안되기 때문이다. 정상식품보다 불량식품을 판매할 때 이익이 많이 남는데 학교에서 아침시간에 학생들 등교지도를 하고 점심시간, 쉬는 시간에 학생들의 무단 출입을 통제하니 "영 장사가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 학생들, 참으로 군것질이 심하다. 기본생활 습관 지도가 안 된 탓이 크다. 자기 건강해치는 줄도 모르고 입에 달콤한 저가의 불량식품을 꺼리낌 없이 마구 사 먹는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먹으면서 친구들에게 자랑한다.
또 먹고난 뒷처리는 잘 할까? 아니다. 교감과 교장은 쉬는 시간, 쓰레기 줍기에 바쁘다. 복도와 계단에 껌 종이, 사탕 막대, 빵 껍질, 과자 봉투 등이 널부러져 있다. 선생님들이 생활지도를 하건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1학기 때보다는 나아진 것이 이 모양이다.
때마침 한국교총에서는 패스트푸드와 탄산음료에도 건강유해 경고문을 의무적으로 표기하도록 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 청원을 하였다. 학생들의 건강을 지키려는 바람직한 시도다. 법률개정 청원 내용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여기에 덧붙여 '불량식품 군것질'을 못하게 하는, 아니 아예 근원적으로 '불량식품 유통'을 막는 국가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나왔으면 한다. 우리가 한 눈에 보아도 '이것은 먹어서는 아니 되는데'하는 유해식품들이 버젓이 학교앞 가게에서 유통되고 있다. 업자들은 국민 건강을 아랑곳하지 않고 이익만을 탐하고 여기에 당국의 무관심이 합해진 결과가 아닌가 한다.
이 불량식품들은 패스트푸드와 탄산음료보다 더 해로운 것임은 자명하다. 각종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지방과 당분의 과다섭취는 비만증가의 원인이 되며 만성병을 불러오게 된다. 여기에 사용되는 트랜스 지방은 콜레스테롤을 높여 심혈관계질환 유발로 연계되어 전 세계가 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라고 하니 근절대책이 시급하다.
오늘, 문닫은 가게를 보니 이런 말이 떠오른다.
"학생생활지도를 강화하면 가게가 문을 닫는다?"
경제를 생각하면, 그 가게 주인 입장에서는 '안 된 일'이지만 학교 생활지도와 교육적 측면, 그리고 건강관리면에서는 '잘 된 일'이 아닐까 싶다. 문을 연 가게 주인 아주머니를 보니 얼굴 표정이 울상이다. 1학기 때에는 교감에게 음료수 하나를 권하더니 지금은 냉냉하기만 하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