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들어 부쩍 교사들이 학생들로부터 폭력 피해를 입는 경우가 늘고 있다. 교사들의 학생들에 대한 체벌, 혹은 아이들간의 폭력 문제는 그 문제의 심각성이 학교 현장을 넘어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폭넓게 인식되고 있다. 물론 체벌에 관한 문제는 여전히 그 정당성에 대해 왈가왈부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교사들의 폭력 피해는 그 문제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쉬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여타의 폭력문제에 비해 그 심각성의 정도가 훨씬 더함에도 불구하고 교사와 학생간의 관계 때문에 교사 본인들 스스로가 입을 다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여선생님의 비율이 해마다 늘고 있는 상황에서 그와 같은 폭력문제는 교사와 학생간의 관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쉽사리 간과하고 넘어가서는 안 되는 문제다. 일선 학교 현장의 수많은 선생님, 특히 여선생님들은 이런 위험 부담감을 안고 교실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때론 아이들의 눈빛이 무서워요!
교사가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직종으로 떠오르면서 많은 여학생들이 대다수 사대나 교대로 몰리게 되었다. 그런 현상이 날로 증가되면서 일선 학교 현장은 심하게는 남자 선생님을 찾아 볼 수 없는 곳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이 누적되어 가다 보니 일선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생활지도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학년이 올라갈수록 이런 문제는 실제 학교현장에서 종종 발견하게 된다. 젊은 여선생님에게 대드는 경우도 있으며, 심지어는 보이지 않는 심한 모욕감을 주는 경우도 허다하게 발생한다.
“처음 발령을 받고 교실에 들어가기가 무서웠어요. 고등학교에 근무를 받았다고 좋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아이들을 대하고 보니 그런 마음이 싹 가시더라고요. 어떤 때는 전혀 아이들을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아이들이 무서울 때도 있었어요.” “남선생님들이야 힘으로도 아이들을 제압할 수 있겠지만, 저희들이야 어디 그렇게라도 할 수 있나요. 아무리 말로 타일러 봐도 막무가내일 땐 정말로 교사가 된 것이 후회스러울 때도 있었어요.” “말도 마세요. 인근 여학교에서 벌어진 일인데, 여선생님 두 분이 한 아이를 말리지 못해 큰 일 날 뻔한 경우도 있다고 해요. 정말로 호신술이라도 배워놓아야지…”
정말로 드러내기 어려운 부분도 실상 학교 현장에서는 많이 일어나며 안으로 쉬쉬하며 넘어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수많은 아이들을 지도하다 보면 그 아이들 마다 성격과 행동 반경이 다르기 때문에 정말로 오랜 생활지도 경험이 있는 선생님들도 요즈음 아이들은 다루기가 힘들다고 푸념을 늘어놓는 경우도 많다.
“해가 지날수록 아이들 지도가 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 매라도 드는 날에 눈에 쌍심지를 켜고 달려드는 아이들도 있다니까…” “외국 같은 경우는 교사를 놀리기 위해 아이들을 짜고 교사들의 폭력을 유도하는 일도 일어난다잖아요, 이거 원…”
무너진 교권, 그 단초는 어디에서 찾아야 하나
이 모든 현상은 다름 아닌 무너진 교권에서 그 문제의 본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밖에서는 교권은 교사들 스스로 만드는 것이지, 누가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라고 반문할지 모르겠지만, 실상 학교현장에 와서 며칠만 생활지도를 해 보면 그런 반문은 꼬리를 감추고 말 것이다.
이 문제는 단순히 교사들이 아이들로부터 받은 폭력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이런 현상들이 이웃 일본에서처럼 빈번하게 일어나고, 공개적인 문제로 심심치 않게 다루어진다면 우리 교육현장도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 들 것이다.
급속도로 변해가는 사회의 변화 모습에 학교가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결과라 하기에는 여러 가지 정책적인 면에서 문제가 언급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의 교육정책을 곰곰이 따져 본다면 문제의 근원을 어느 정도 찾을 수 있으리라는 판단이 든다.
지나친 열린 교육으로 인한 학습자들 학습행위의 혼란, 인성교육을 도외시하고 오직 성적 지상주의에의 편향, 혹은 수월성 일변도의 정책으로 인한 다수 학생들의 일탈 등이 주요 문제점으로 꼽힐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교사들을 오직 개혁의 대상으로만 생각하고 무조건 폄하한 것도 일조를 했을 것이다.
우리 교육현실에 맞는 교육정책을 도출하는 것이 관건
최근 교육정책 당국이 벌이고 있는 교육정책들은 대다수 미국의 정책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우리와 판이하게 다를 수밖에 없는 교육환경에서 도출되는 정책들이기 때문에 정작 우리 교육현장에 그대로 반영했을 때 부작용이 일어날 것이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하지만 우리 교육 정책 당국은 이런 상황에서 도출된 교육정책을 받아들이고 시행하려 하고 있다. 이미 여러 번 실패의 뜨거운(?) 맛을 경험하지 않았는가. 오직 실용 일변도, 수월성 위주의 미국식 교육정책이 과연 우리 교육현실에 맞겠는가.
오직 몇몇 우수 학생들을 위해 온 나라에 특목고 열풍을 불게하고 이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일부 정치인들과 언론들이 앞장서는 것도 문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대다수 서민들의 자녀들은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날로 피폐해지고 있는 교육상황에 노출되고 말았다. 그야말로 빈익빈 부익부 교육상황의 초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교사가 학생에게 폭력을 당하고, 그런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학교현장에서 과연 교육적인 결실을 얻을 수 있겠는가. 사회적 변화의 물결을 언급하기 전에 우선 현재의 다양한 교육정책들에 대한 점검을 통해 우리 교육현실에 적절하지 여부부터 차근차근 따져나가는 작업이 필요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