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서의 세계' 독일 사진전은 제목이 암시하듯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최근 10년 동안 독일 일상의 모습을 다룬 사진전이다.
60년대에 태어난 19명의 젊은 작가들은 냉전 시대의 종말과 통일 이후 역사적 상황의 특수성을 반영하며 그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후속 작용에 날카로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윤에 혈안이 된 서방(西方) 기업들의 자본주의 물결과 이들로부터 마치 먹이에 굶주린 짐승들처럼 취급당하는 동독. 시간이 정지된 듯한 보잘것없는 작은 마을, 매춘으로 비용을 충당하는 마약에 중독된 여인 등 통일이후의 혼돈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휴머니스트적 사진 작품 200여 점은 모두 사진 저널리즘에 근원을 두었다.
그러나 선정적이고 충격적인 보도사진이라기보다는 이미지를 더욱 중시하며, 자신의 고유한 표현력으로 대상의 존엄성을 심사숙고해 묘사하고 있다. 벽이 무너지고 그들은 기쁨으로 춤을 추었다. 춤을 추고 난 이후 그들 앞엔 현실이 놓이고, 그들은 현실을 바라본다.
그들의 시선이 사진이라는 형태의 이미지로 곳곳에 묻어 난다. 그리고 그들의 시선은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돌아온다. 그들의 시선을 통해 분단된 현실을 살고있는 우리를 돌아보게 된다.
13일까지 서울 통의동 대림미술관. 문의=02)720-06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