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면 교권관련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교사로서의 품위를 지키지 못하는 사건들이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이런 일들 때문에 '이래서 교원평가가 필요하다'는 빌미를 제공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교권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시점에서 발생하는 교사로서의 품위손상은 여기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가져오곤 한다.
5일자 SBS뉴스에 따르면 전라북도의 한 고등학교에서 전학담당교사가 전학 상담하러 온 학생의 어머니에게 '나의 애인이 되어 달라'는 각서를 쓰게 했다는 것이다. 해당교사에게 확인한 결과 학부모가 자꾸 울길래 달래주려고 손을 잡고 우리 친구 누구처럼 이쁘게 생겼다고 농담을 했으며 장난으로 각서를 쓰라고 했고 나중에 찢어 버렸다고 한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나중에 각서를 찢어버린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런 각서를 경위야 어떻든 쓰도록 했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또한 학생의 전학을 빌미로 그런 행위를 했다는 것은 장난으로 했건, 실제로 했건 교사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지키지 못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절대로 발생해서는 안될 일이 발생한 것이다. 해당 학부모의 남편은 교사가 교실에서 학생의 어머니에게 성추행까지 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측의 주장이 약간 엇갈리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어느정도 신빙성이 있는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진상은 도교육청의 정확한 조사가 이루어지면 밝혀지겠지만 교육계의 또다른 파문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를 토대로 교원평가의 필요성을 부각시킬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 사건을 교원평가제 도입에 이용해서는 안된다. 다른 교권침해사건에는 손놓고 있던 교육부가 이때다 싶어 이를 이용하는 것은 교육부의 도덕성에 금이가도록 하는 행위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교권을 지키기 위해 대책을 세우고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교권지키기보다 더 어려운 것이 어쩌면 교사로서의 품위를 지키는 일일 것이다. 사소한 행동에서부터 교사이기에 다른 일반인들과는 뭔가 달라야 한다고 인식하는 것이 사회적인 분위기 이기때문이다. 최소한의 기본 품위는 스스로 지켜야 한다. 품위를 지키고 바른 행동을 할때 교권도 지켜질 수 있는 것이다.
단지 이번 사건을 두고 설왕설래[說往說來] 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러나 교사가 지켜야할 도리를 지킬때 품위가 유지된다는 것에는 반론을 제기할 수 없다고 본다. 어쨌든 교사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라야 하는 것이다. 똑같은 사람이면서도 뭔가는 다른점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교사이기 때문이다. 이런 일들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교사들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위 사건을 저지른 교사는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사소한 실수때문에 사직서까지 제출하게 된 것이다. 도덕적인 문제를 발생시켰기에 당연하다고 본다. 그러나 사직서를 제출한다고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교사들에게 심각한 상처를 주었기 때문이다. 한두 명의 잘못된 행동으로 모든 교사들을 슬프게 하는 일은 절대로 다시 발생해서는 안된다. 전북교육청은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여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대부분의 많은 교사들은 오늘도 교단을 지키며 도덕적으로 한점 부끄러움 없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