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이런 우려를 깨끗이 씻어내려는 듯 얼마 전 딸의 성적표가 도착하였다. 고등학교 1학년 과정, 8과목 중 A+ 6개, A 2개인 것이다. “와, 우리딸 대단한데!” 딸이 고맙기만 하다. 낯선 이국생활에서 언어를 극복하고 게다가 학년에서도 앞서가고 있는 듯하다. 딸 자랑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텅 비어 있는 가영이의 방, 벽에 붙어 있는 종이 한 장이 눈에 띈다. ‘중 2 겨울방학 때 완벽 소화할 일’이라는 제목 아래 ‘3학년 1학기 국어, 수학, 과학, 사회 마스터’를 비롯해 ‘TOEFL 고득점자 되기’ ‘에세이(영어 논술) 고수 되기’ 등 몇 가지가 순서대로 번호를 붙여가며 써 있고 맨 아래에는 ‘꼭 잘 해 낼거야!!!’라고 씌여있다.
그 게시물을 보니 얼마전 직무연수에서 들은 강사의 말이 떠오른다. 뇌리에 각인이 되어서인지 강의 내용이 아직도 생생하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도 가르쳐주지 않는 것들』이라는 마크 매코맥의 저서를 인용하고 있는데 새겨들을만 하다.
내용은 1979년 졸업한 동문들이 10년 후인 1989년에 각각 어떠한 생활을 하는가를 연구한 것인데 3%는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종이에 직접 기록하였고, 13%는 목표와 계획은 있지만 종이에 직접 기록하지 않았고 84%는 학교를 졸업하는 것 외에 목표가 없었다.
이들은 과연 어떻게 살고 있을까? 깜짝 놀랄만한 일이 벌어졌다. 즉, 3%의 사람들은 나머지 97% 사람들의 평균 10배 수입, 13%의 사람들은 나머지 84% 사람들의 평균 2배 수입의 생활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무엇 때문에? 바로 목표와 계획 유무에 따라 인생, 삶의 질, 사회적 수준이 달라진 것이다. 목표와 계획이 얼마나 중요한지 웅변으로 증명해 주고 있다. 필자는 여기서 목표와 계획 이외에 ‘기록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놀라고 말았다. 기록 여부에 따라서도 성공의 정도가 달라지는 것이기에 하는 말이다.
예일대학교의 사례도 나왔는데 그 결과는 같았다고 한다. 이 결과대로라면 성공과 출세의 길이 환하게 보인다고 과언은 아니다. 즉,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세워라. 머릿속으로 구상만 하지 말고 종이에 적어라. 그리고 그 계획대로 꾸준히 실천하라.
필자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경제적 수입에 관한 비교 통계이지 행복과 관계된 것은 아니지 않는냐?”고. 어리석은 의문인지 모른다. 그러나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 역시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면 그 곳에 도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성공하지 못할까? “인생에서 가장 큰 공백은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 사이에 있다”(딕 빅스)고 하였다. 우리들도 이런 말을 주고 받는다. “아는 것이 힘이다. 그러나 실천하는 것은 더 큰 힘이다”라고. 어떻게 하면 목표와 계획을 실천할 수 있을까? 실천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성취감을 느끼며 의무적으로 하나하나 행동으로 옮기면 가능하지 않을까?
우리 사회에 한 때 ‘부자되세요’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누군들 부자되기 싫어할까? 이제 이런 말이 유행하면 어떨까 싶다. “목표와 계획 세우고 꼭 실천하세요!” 현재 그 곳 우리 딸 방에도 ‘목표’가 붙어있고 날마다 그 목표를 확인하고 실천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