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이 구멍난 예산 때문에 큰 고민에 빠져있다. 더 큰 문제는 이것을 도교육청 자체의 노력만 가지고는 해결이 어렵다는 사실이다.
경기도 취학 학생수 증가에 따라 학교 설립은 해야겠는데 돈 나올 곳은 마땅치 않고…. 게다가 빚쟁이에게 빚 독촉하듯 빚갚으라고 성화니 학교 설립 담당자는 잠이 안 올 지경이다. 경기교육의 캐치프레이즈, '세계 일류를 지향하는 글로벌 인재 육성'이 무색하기만 하다.
경기도교육청의 학교 신설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지상보도(2006.12.12 경인일보)에 의하면 "경기도가 8천억원에 달하는 학교용지매입비부담금을 제대로 주지 않는데다 택지내 학교용지를 5년 무이자방식으로 공급해온 한국토지공사마저 내년부터 일시불을 요구, 학교 신설사업 전체가 위기에 빠졌다"는 것이다.
도교육청은 교육부에 내년 학교신설 물량으로 56개교를 신청했으나 교육부로부터 택지개발지와 공동주택지에 학교를 우선 공급하는 것으로 43개교를 승인받아 학교용지매입비 7천60억원중 절반은 교육부에서, 나머지 절반은 경기도로부터 받을 계획이었다. 그런데 경기도는 내년 학교용지매입비 부담금 3천530억원 중 37%에 불과한 1천326억원만 예산에 배정했다.
도교육청의 학교신설 추진사업은 2천200억 여원의 예산이 부족하여 낭패에 봉착했다. 교육부에 의해 13개 학교가 줄어들었고 '학교용지확보등에관한특례법'에 의해 경기도로부터 당연히 받게 되어 있는 학교용지매입비를 충당할 수 없으니 학교부지매입사업을 추진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도교육청 관계자에 의하면 "경기도는 이런 저런 이유로 지난 96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도교육청에 주어야 할 8천억원을 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는 학교용지매입비 부담시기를 2001년 이후로 주장하고 있다. 경기도와 도교육청의 유권해석이 엇갈리자 교육부는 도교육청 손을 들어 주었으나 경기도는 분담비용 지급을 지금까지 미루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한국토지공사는 '2000년부터 택지내 5년 무이자방식으로 공급하던 학교 용지공급조건을 내년부터 일시불 및 3년할부로 변경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 옴에 따라 도교육청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딱한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경기교육을 사랑하는 한 관계자는 "도교육청의 10여년간의 무사안일, 미온적, 근시안적 행정이 이와 같은 사태를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며 "1996년 이후 경기도가 부담을 거부할 때 곧바로 조치가 이루어지도록 했으면 매입부담금이 눈덩이처럼 커져 8천억까지 이르렀겠냐?"고 되물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역대 교육감이나 도지사도 이같은 문제에 대해 '도민 교육의 질 향상'이라는 차원에서 좀더 적극성을 갖고 초기에 대처했더라면 현재와 같은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중앙정부 차원에서의 수수방관이 이 문제를 더 키우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과대학교, 과밀 학급의 증가로 교육의 질 저하 그리고 학생들의 원거리 통학 등에 따른 각종 민원 발생 등 교육여건이 더욱 열악해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경기도민이 떠안아야할 형편이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도교육청과 경기도가 손을 맞잡고 아울러 청와대와 교육부, 기획예산처, 국회에서의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