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간에 떠도는 말로 때로는 매스콤에 가끔 실려서 그런가 하고 여겼던 충주 대원고 14년째 교사논문집 발간에 대한 사실이 일선 고교에 신선한 충격을 주는 것 같다. 대학에서나 하고 있는 것쯤으로 믿고 있었던 논문 발간을 일선 고교 교사들이 중심이 되어 그것도 일회성이 아닌 장기적인 안목에서 교육 발전을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낸다는 것은 관리자를 비롯해 교사들의 연구열이 얼마나 강한가를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그 학교의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았더니 소위 서울의 A급 대학에 9명이나 합격했다는 알림장을 보고 “아 그랬구나” 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말이 쉬워서 연구지 연구를 제대로 한다는 것이 아니 논문 한편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요하는 것이며 얼마나 많은 정신적 고뇌를 요구하는 것인가를 써 보지 않고서는 말하기 어렵다.
교육부는 이 학교에 대대적인 지원과 교사 연구의 모범학교 지정을
교육부는 이 학교를 오늘의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교사연구모범학교로 표창뿐만 아니라 전국의 교사의 연구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대대적인 홍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게다가 관리자의 헌신적인 지원에 대한 교육부의 아낌없는 공로에 대한 후원도 아끼지 말아야 된다고 본다. 한 학교를 전국의 모범학교로 선보이고자 한 관리자의 헌신적인 학사운영 방식에 찬사를 아끼지 않을 수 없다. 가뜩이나 학생들이 교사에 대한 폄하를 예사로 표하는 현실에 교사들의 연구열을 드높이고 학부모로부터 찬사와 갈채, 그리고 학생들로부터 신망을 드높이는 것은 바로 이러한 노력의 산물의 결과가 말해주는 것이 아니겠는가?
시대는 항상 변하기 마련이다. 일선 고등학교에도 박사 학위를 가진 교사들이 많다. 하지만 고교에 있으면서 웬 논문이냐 하면서 더 이상 논문에 대한 생각을 접어두고 현실에 안주해 버린 결과로 한 편의 논문도 없이 그저 주어진 일과에 따라 학생들을 가르치는 매너리즘에 빠져 버리게 되는 것에 대한 새로운 일깨움이 바로 대원고등학교 교사들의 논문집 발간이 보여준 힘이라 아니할 수 없다. 사실 우리의 교육의 언저리를 들여다 보면 수많은 연구의 논제가 있다. 그런데 그 논제를 찾아 연구해 새로운 교육적 패러다임으로 활용해 보겠다는 교사들의 힘은 사실 겉으로 들려나지 않아 보였다.
심지어 연구를 빌미로 하여 승진에 도움이 되는 데 필요한 눈독만 들인다고 하여 이번에 교육부 공고 제2006-128호는 교사들이 연구를 하는 데 빼앗기는 시간을 줄이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더 시간을 투자하도록 하기 위한 발상이기는 하나, 연구는 원래 본인이 장기간의 시간을 두고 연구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승진을 앞두고 부족한 연구 점수를 메우기 위한 술책으로 연구를 시작하다 보니 시간은 부족하고 연구는 잘 되지 않으니 학생들 가르치는 데도 소홀해지고 연구도 부실해지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다 보니 이래저래 학생들로부터 교사들로부터 학부모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되곤 했다. 이것을 매스컴에서는 더욱 부채질하여 교실에 있는 교사들에 대한 폄하를 불러일으킨 것도 무시할 수는 없다.
고교 교무실을 교사 개개인의 연구실 형태로 전환을
오늘의 학교 교무실은 교사가 사무를 보는 장소인지, 교사가 연구를 위한 장소인지, 아니면 학생들의 집단 훈육을 위한 장소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한 학생을 상담하고자 해도 옆에 있는 교사들의 업무에 방해가 되고 또 다른 교사들에게는 업무 중단을 불러일으키는 시간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학생 개개인도 교사와의 진정한 비밀 상담을 제대로 못해 어쩔 줄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렇다고 이 학생이 인성 담당 부서로 찾아가 담당 교사와 상담을 하는 것도 아직 습관화 되어 있지 않아 이들의 해결에 대한 생각의 여지만 이래 저래 남기게 되었다.
각 교사들의 연구를 강조하는 시점에서 교육부는 일선 학교에 있는 교무실을 해체하여 각 교사가 개개인의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간으로 바꾸어 주고 그곳에서 학생도 교사와 진실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꾸며 주어야 한다. 교사의 연구열을 드높이는 것은 교사가 생각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경도 새롭게 변화시키는 데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