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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방과 후 학교 운영, 2007년이 기대된다?

방과 후 학교가 이번 정부의 핵심 교육정책임은 이미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졌다. 사교육비 감소와 공교육 내실화라는 기치하에 이번 정부가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전국적으로 시범학교 운영을 통해 드러난 문제점과 2007년 방과 후 학교가 지향해야 할 바를 짚어 보고자 한다.

우리 사회가 사교육비로 인하여 겪는 고통은 누구나가 공감하는 부분일 것이다. 자식교육을 위해서라면 뭐든 내 놓을 용기가 있는 우리 사회의 부모들이 만들어 놓은 자화상이라고 자책하기에는 그 문제가 비단 교육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기에 심각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정부가 강력하게 사교육비를 경감시키고 공교육을 내실화하기 위해 모든 사교육을 학교로 끌어 들인다는 목표하에 실시했던 것이 다름 아닌 방과 후 학교이다. 하지만 그런 훌륭한 정책기조하에 일선 학교에 적용된 결과는 생각만큼 만족스럽지 못했다.

사교육비와 감소와 공교육 내실화의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방과 후 학교가 사교육비 감소와 공교육 내실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에는 역부족임을 방과 후 학교를 실시해 본 학교에서는 다들 공감하고 있다. 특히 무리한 학교교육에로의 흡수가 오히려 학생들을 학교를 더 부정적으로 보게 만드는 결과도 만들었다.

“올해 제일 힘들었던 업무 중의 하나가 방과 후 학교 업무일꺼야.”
“학교 전체 선생님들이 학교가 마친 후에도 아이들을 붙잡고 뭔가를 해야 하니 아이들도 죽을 맛이고, 선생님들도 다들 죽을 맛이었지.”
“맞아요, 아이들도 어떤 날은 저녁 늦게까지 남아 활동을 해야 하니…”

보충수업을 하면서 여러 선생님들과 올 한해 방과 후 학교 운영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자연스럽게 흘러 나왔다. 다들 방과 후 학교 운영 때문에 작년 한해 고생들을 많이 한 탓이라는 생각에 업무 담당자로서 조금 미안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방과 후 학교가 가지고 있는 장점도 있는 것 같아요. 가령 초등학교의 경우는 방과 후 보육 부문은 실제로 맞벌이 부부가 학부모인 아이들에게는 상당한 도움이 되는 것으로 실제 운영상에서 드러났거든요.”
“맞아 그런 부문은 도움이 되겠어. 하지만 중․고등학교에서는 기존의 보충수업이나 특기적성과 거의 차별성이 없는 것으로 보이더구만, 다만 수업 시간과 강좌만 늘여 놓았을 뿐이지.”

방과 후 학교 연수나 시범학교 행사 때 만난 대다수의 담당자나 일선 학교 선생님들은 방과 후 학교가 오히려 학생들에게 이중의 부담을 안겨 준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꼽고 있었다. 특히 중․고등학교의 경우에는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을 학교로 무리하게 끌어 들이려 하다보니까 많은 부작용이 생겨났다고 한다.

“방과 후 학교가 시작되고 어떤 학부모들은 사교육비가 더 늘어났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아이가 학교 수업을 마치면 저녁 늦게 또 학원을 간다고 하니 이중 부담을 진다고 불평들이 많았어요.”
“맞아요, 특히 저희 고등학교의 경우는 아이들이 불만이 많아요. 학교를 마치면 다들 부족한 것을 나름대로 학원이나 과외를 통해 보충해 왔는데, 방과 후 학교를 하니 참석을 하지 않을 수도 없고…”

엄청난 교육재원을 어떻게 마련할런지?

비단 방과 후 학교의 문제는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겪는 여러 문제로 국한되지 않는다. 올해까지 교육인적자원부는 방과 후 학교를 운영하는 데 엄청난 예산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재정적으로 어려운 농․어촌 학교들에 많은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본교와 같은 시골의 조그마한 학교에서는 거의 모든 학생들이 무료로 강의를 들을 수 있을만큼 지원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전에 학생들 자비 부담으로 실시했던 보충학습 마저도 방과 후 재원에서 충당하고 있으며, 그것도 때로는 남아 기타 학습기자재나 도서를 구입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방과 후 학교를 운영하는 데는 많은 재원이 든다. 우선 학생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토대가 마련되어야 아이들을 사교육 시장에서 끌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무조건 아이들을 학교로 끌어들일 수는 분명 없는 노릇이고 또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들이 곧잘 학교 현장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올해처럼 이렇게 엄청난 재정적 지원만 해 주면, 방과 후 학교는 성공아니겠어!”
“하지만 내년에도 올해처럼 재정 지원을 해줄까 의심스러워요. 일회성 정책으로 끝나지나 않을지…”
“방과 후 학교가 성공할 수 있는 관건은 대폭적인 재정적 지원과 방과 후 학교의 교육여건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우선되어야지. 그것도 되지 않은 채 우리 아이들을 방과후에도 학교에 남겨 놓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지.”

방과 후 학교가 이미 시작된 마당에 보다 건설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함은 당연하다. 이미 엄청난 교육재정이 방과 후 학교에 쓰여졌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방과 후 학교의 기반 마련을 위해 교육재정이 충당되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들을 교육당국에서는 제대로 헤아리고 있는 지 모르겠다. 대폭적인 재정 지원없이 사교육과 맞서라는 무모한 책임 전가를 일선 학교에 하지 않으리라 본다.

방과 후 학교는 무엇보다 대폭적인 재정 지원없이는 성공하기 어려운 제도다. 그간의 사교육을 아무런 교육 환경의 변화 없이 고스란히 공교육으로 전환시키자는 발상으로는 성공하기 어려운 정책임을 정책당국자들을 명심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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