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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홍시따먹기 대소동

 감나무에 홍시가 열려 있었다. 그 홍시는 보기에 좋을 뿐만 아니라 엄청 영양가도 있다고 소문도 나 있는 지라 서로들 따먹으려고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었다. 수백 명의 사람들이 달려들었지만 불행하게도 홍시는 상당히 높은 꼭대기에 열서너 개만 달려 있었다. 그러니 감나무는 몸살을 앓을 수 밖에 없었다.

어떤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치 긴 장대를 만들어서 홍시를 따려고 애를 썼다. 천신만고 끝에 홍시를 거머쥐기도 했으나 대부분은 간발의 차로 미치지를 못했다. 어떤 사람은 위험을 무릅쓰고 낭창낭창한 가지를 붙들고 나무위로 올라가는 사람도 있었다. 장애물을 들고서 천신만고 끝에 홍시를 거머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간발의 차로 실패를 거듭하다가 땅으로 떨어져 예기치 않은 부상을 당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목말을 타고 막연히 손을 뻗어보는 사람도 있었지만 어림 반 푼도 없었고 감나무 밑에서 입을 벌리고 서 있는 촌극부류도 있었고 그 꼴을 보면서 혀를 내두르기도 하고 볼썽사납다며 혀를 차기도 하는 사람, 사람들은 밥을 먹다가도 만나서 인사를 하다가도 전화통화를 하다가도 그 홍시 따먹는 일이 주된 화재거리였다. 어떻게 하면 홍시를 따먹을 수 있느냐, 야, 친구야 너도 포기하지 말고 지금이라고 장대를 만들어라, 낚싯대의 원리를 모방하면 성능이 우수한 장대를 만들 수 있을 거야. 연구 좀 해봐라, 아니면 돌팔매라고 던져봐야 할 거 아니냐?

감나무를 어떻게 잘 기르느냐, 밑거름을 주느냐는 전혀 무관심이었다. 이래저래 가지는 부러지고 나뭇잎은 생채기가 나고 감나무는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다. 해가 갈수록 감도 적게 열리고 그러다 보니 해마다 홍시의 절대수도 감소하게 되었다. 그게 악순환이었다. 사람들은 더 열이 붙어 생난리가 나게 되었다.

 이상은 가상의 꽁트다. 어느 사회나 있을 법한 이야기라고 본다. 무언가를 얻기위해 본질을 짓밞는 사례들이다.  우리의 교직사회에서도 홍시라는 달콤함을 따기 위해 알게 모르게 감나무라는 본질을 훼손하고 망가뜨리고 있지는 않는지 한 번 생각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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