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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전남 고흥의 우주발사대 방문


2007년 1월 18일과 19일에 전남 고흥의 우주발사대를 방문하였다. ‘우주’라는 거대한 세계를 향해 내노라하는 선진국들이 아닌 우리가 실제로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 것을 매스컴을 통해 스쳐지나가는 정보만 접하는 것이 아니라 내 오감각으로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항공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남편에게 부부동반 초청이 왔다. 남편은 자문위원으로 발표도 하고 행사에 참여하는 등 고흥에 여러번 갔으나 필자는 지도를 통해 익혀야 할 정도의 낯선 고을이었다. 하지만 자문활동이 고맙다고 보내주는 ‘유자차’ ‘멸치’ ‘간장’ ‘된장’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고 있었던 터라 지역은 낯설지만 누가 말하면 ‘아~ 고흥’ 하고 아는 듯이 여기고 있었다.

필자가 살고 있는 대전에서 꽤 먼거리라 자동차로 거의 5시간이 걸렸다. 남편의 일거리가 느즈막히 끝난 탓으로 늦은 출발을 하였더니 새벽 1시에 고흥에 도착하였다. 그 시간까지 항공우주분야의 학자들이 모여서 모임을 가지고 있었던 탓으로 필자는 정해진 숙소로 가고 남편은 모임에 참석하였다.

이튿날 아침에 눈을 뜨고 커튼을 걷으니 한밤중이라 볼 수 없었던 장관이 나타났다. 창밖이 바로 바다였으며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따듯한 방안에서 찬찬히 해를 구경하고 물결치는 바다의 소리를 들었다.

매생이와 양태국으로 아침을 마친 후에 초청된 부인들에게 고흥을 알리는 군의 알리미 행사에 참석을 하였다. 필자가 참석하지 못한 전날에는 맛있는 떡과 수산물을 판매하는 곳에 갔었단다. 버스에 함께 앉은 부인들이 떡을 신청하고 수산물도 샀다는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해주는 동안 필자는 못내 아쉬웠지만 할 수 없는 일이다. 청정의 바다와 바로 코 앞에 가까이 있는 섬부터 다소 떨어진 곳에 있는 섬까지 바다와 섬, 육지가 함께 어우러진 풍경 좋은 고을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이곳 주민들이 얼마나 발전하고자 하는 열정으로 가득차 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이곳은 얼마전만해도 길이 없어서 들어올 수 없었어요. 배를 타고 섬으로 나가야 하고 힘든 일이 많았는데 우주센터가 들어올 줄 누가 알았겠어요? 저 삼나무 숲을 보세요, 산책로로 아주 좋아요.” 지난해의 우주 축제에도 얼마나 열심히 묻고 전화하고 알려달라고 도와달라고 매달리고 보채는지 학자들이 감동을 하였단다.

우주센터에 이르렀다. 아직도 흙이 쌓여있고 건물이 지어지고 있었다. 우주 박물관과 연구동 등을 여러 채 짓고 있었다. 도중에 연구동에서 연구를 하고 있는 과학자분이 버스에 동승을 하여 지나치는 건물의 용도와 우주발사대 건립에 대한 주변국들의 반응과 어려움, 보람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알려주었다. 우주발사대를 가지고 있는 나라는 세계 8개국이 있으며 우리나라가 9번째 나라가 될 것이라 한다. 일본과 중국이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주시하고 있고, 한국에 정보를 주면 중국과 북한으로 유출될 가능성 때문에 미국은 기술 이전에 소극적이며 따라서 러시아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는 설명, 인공위성이 발사되어 파편이 일본의 영토에 들어가면 국가간의 분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필리핀과 일본국 사이에 좁게 나있는 공간에 파편이 떨어지도록 해야한다는 발사의 어려움 등을 들었다. 일본은 섬이 많아서 필리핀 근처까지 일본의 영토란다.

짧은 기간 구경만 하고 가는 관광객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절벽과 바다, 등대와 섬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절벽 끝에 바다와 소나무가 우거진 작은 섬을 바라보는 위치에 지어진 연구원 숙소를 보며 ‘정말 좋으시겠어요’ 하고 부인들이 말을 건네자 과학자분은 잠시 가만히 있더니 ‘대부분의 연구원들이 우울증에 걸렸다’고 하였다. 사실 우리도 산을 몇 개 넘고 이 곳에 왔다. 산과 바다 그리고 연구실만 바라보며 일년 열두달을 견디라면 우울증에 걸리는것이 정상이겠다. 가족과 친구들이 위문공연차 자주 들러야 함과 더불어 효율적인 연구활동을 위해 심신을 달래주는 운동이나 오락 활동이 가능하도록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오지에서 또 남극이나 북극의 기지 등등에서 참 많은 분들이 고생을 하고 있다. 인공위성을 발사함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것은 위성을 운반하는 운반체 제작기술로 쉽게 말해 운반체는 버스, 위성은 화물이라고 할 때 버스를 만드는 기술이 대단히 복잡하고 어렵다고 하였다. 러시아는 기술이전을 해주지 않으려고 직접 과학자를 파견할 계획이며 많은 과학자들이 2007년도에 들어와 머물 예정이란다.

2007년 1월 21일과 27일 사이에 필자는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를 방문했었다. 교육프로그램이 훌륭하다고 하여 직접 보고 느끼려고 갔었다. 그 교육 프로그램에는 그 도시의 정신과 가치, 일상의 생활 모습이 들어있었다. 자기의 몸에 맞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을 때 가장 편하고 잘할 수 있으며 남도 훌륭하게 본다.

섬과 바다, 육지로 이루어진 경관이 좋은 고흥을 나서며 청정의 바다, 우주센터. 일출과 일몰, 육지가 가까운 섬을 떠올리며 이곳에 맞는 프로그램은 무엇일까? 하고 생각하였다. 태국에 갔을 때 어부들이 작은 배에 2,3인의 관광객을 태우고 배 밑을 유리로 만들어 바다 밑을 보게 하기도 하고, 낚시도 하는 것을 보았던 것을 떠올리기도 하고, 우주센터 때문에 외부인들과 외국인들도 많이 온다고 하던데 특히 러시아 과학자들이 많이 온다고 하던데 한국의 과학자들과 러시아 과학자들, 주민들간의 소통 공간을 만들어 러시아의 이방문화도 지역의 장점으로 살려도 좋겠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떡도 맛이 있다고 하던데 해산물을 이용한 떡인가? 아니면 바닷가 지역에서 접한 땅에서 나는 곡식으로 만든 떡인가? 섬마다 특색이 있지 않을까? 국내외 바다음식 전문 요리사를 초빙하여 지역에서 나는 음식을 발전시키고, 대회를 개회하여 알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러시아 음식을 수용하고 개발하면 오는 이방인들도 편하고 쉽게 친구도 되며 먼곳까지 가지 않아도 그 문화를 익힐 수 있겠다.

필자는 등대를 멀리서만 보았다. 등대는 그 이미지가 망망한 바다 한 가운데서 배의 길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어렸을 때부터 불렀던 등대지기 노래탓인지 외롭고 고단해 보였다. 가까이 가보지 못한 탓인지 등대를 체험해 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물론 배의 길잡이라는 중대한 임무를 소홀히 하게 하면 안되므로 등대 체험 호텔이면 어떨까? 등대는 좁고 위태한 작은 땅 위에 세워지므로 방이 몇 개 없겠지?

운전을 하고 오면서 식당에 들렀는데 생선을 얇게 썰어 튀겨서 양념을 한 반찬이 나왔다. 대단히 파삭하고 맛이 있었다. 생선은 요사이 선호되는 식품이다. 오뎅은 생선을 다듬고 나머지로 만들었다고 하던데 부산물로 파삭한 과자를 만들어 주면 아이들의 간식, 다이어트를 원하는 여성들, 아줌마들의 군것질용으로 좋지 않을까도 생각하였다. 부산물이므로 지저분하게 가공하면 화학첨가물이 최소화되고 천연재료라 할지라도 먹을 생각이 나지 않겠지?

모처럼 남편과 남해 나들이를 하며 잠시 고흥의 주민이 되어 이러저러한 상념에 젖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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