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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경박한 교육정책에 춤추는 선생님

요즘 교육뉴스 보기가 겁난다. 교원으로서 자존심이 팍팍 상한다. 어쩌다 우리 교육계가 이 지경이 되었을까? 그러다가 혼자 이런 말도 내뱉는다.

"선생님들은 이제 승진을 위하여 자존심 마저 내던졌구나!"
"돈의 유혹에는 쉽게 넘어가는 상대가 바로 교사들이로구나!"
"교육부의 가산점이라는 미끼에 잘도 걸려드는 것이 우리 선생님들이구나!"



결국 교육부가 펼치는 교육정책을 보면 선생님 경시 내지는 멸시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고 보아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독자들은 무슨 교육기사를 보고 리포터의 자존심이 상했나 궁금할 것이다.

근래 세 가지 기사를 보았다. 교원평가제 시범운영학교 506개교 선정, 학교폭력 담당 수당 및 가산점 신설, '영어로 수업' 교사 추가 성과금. 제목만 보아도 선생님들은 낚시 바늘에 가산점과 돈만 매달아 놓으면 달라 붙는다는 전제가 깔려있는 것이다. 좀더 과장하면 간이고 쓸개도 없는 인간이라고 얕잡아 보고 있는 것이다.

단적인 예로 교원평가제 시범운영학교만 해도 그렇다. 교육부의 억지식 밀어붙이기 교육정책에 협조한 꼴이 되고 만 것이다. 리포터는 교원평가제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전문성 신장, 교육력 제고를 위해서는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교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제대로 된 절차를 밟아 정정당당하게 하라는 것이다.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작년 평가 선도학교 67개교에서 갑자기 올해 506교를 선정한 것도 그렇다. 총 702개교가 응모를 하여 196개교가 탈락하였다니 교사들은 승진을 위해서라면 '교육부 낚시 바늘에 잘도 걸려 드는구나' '교육부 술책에 함께 놀아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리포터는 전임교 교감 시절, 모 부장교사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았다. "교감 선생님, 우리 학교는 교육부지정 교원평가 선도학교에 응모하지 않습니까?" 어떻게 대답했을까? "네, 부장님. 우리 학교 선생님들의 승진만을 위해서는 그것이 필요하겠죠. 그러나 지금 찬반양론이 분분하고 교육계의 정서가 그것을 지지하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만 살자고 응모할 수는 없습니다."

교감 승진에 당장 0.001이 아쉬운데 시범학교 가산점이라는 커다란 미끼를 누군들 물고 싶지 않겠는가? 그러나 생각해 보자. 우리들이 언제부터 그런 점수에 노예가 되었나? 우리 선생님들은 존경과 자존심, 자부심을 먹고 사는 것이다. 줏대 없이 교육부의 천박한 교육정책에 놀아나기 때문에 교육부장관을 비롯한 교육관료들은 선생님들을 계속 깔보는 것이다. 이렇게 나가다간 선생님들은 계속 무시당하고 마는 것이다. 무시해 달라고 자초하는 것이다.

승진도 좋고 가산점도 좋지만 우리 선생님들은 교육부의 잘못된 교육정책을 일갈하고 좌초시킬 힘도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제자들 앞에서 떳떳하고 당당히 교과지도에 임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아니 그렇게 하는 것이 스스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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