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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원잡무 줄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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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02.10.18 13:12:00

일선 교원들이 겪고있는 가장 심한 근무스트레스는 단연 잡무일 것이다. 그리고 지역간, 학년간, 급간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업무량의 편차와 과다 부담도 무시할 수 없는 스트레스요인이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입만 열면 이 문제를 해소하겠다며 여러 가지 방안들을 제시하지만, 일선 교원들이 체감하고 있는 업무 가중과 잡무부담은 여전한 상황이다.

몇 년 전에는 '교원 잡무경감의 해'란 것까지 만들어 가며 호들갑을 떨기도 했지만 교원들이 만족해한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지난 11일 교육부는 시·도교육청 관계자들을 소집해 현재 교육청별로 시행하고 있는 업무경감 사례 발표회를 연 바 있다.

이 날 회의에서 발표된 내용들을 살펴보면, 그래도 교원들의 고충을 다소나마 해결하고자 하는 정부의 노력을 읽을 수 있었다. 16개 시·도별로 시행하고 있는 사안을 일견하면 몇 가지 공통적인 사안들이 눈에 띈다. 우선 업무보조인력이 크게 늘어난 점이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교무실 사무보조원 981명, 공익 전산보조원 1134명, 과학실습 보조원 506명, 유치원 보조원 93명, 실고 실습 보조원 등 2700여명의 업무 보조원을 일선학교에 배치시켰다. 이 같은 업무 보조원 배치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시·도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안이었다. 또 사무 전산화를 통한 업무 경감도 종전과 달라진 사안이다.

부산시는 유명무실한 교내 각종위원회를 대폭 축소했다. 수치상으로는 80%에 이른다. 교육민주화의 상징적 현상중 하나가 잡다한 위원회의 구성이었다. 무엇하는지도 모를 위원회니 협의회니 하는 기구가 학교별로 수십 개씩 구성되어 있으나 그 운영의 실체를 살펴보면 그야말로 '유명무실' 그 자체인 것이 대부분이었다.

대구시가 일선학교의 장부를 크게 줄인 것도 평가받을 만 하다. 초등학교의 장부 121개중 21개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모두 통폐합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존치해온 장부들의 효용성은 과연 무엇이었던가. 경남의 경우, 교장의 결재권한을 15% 이하로 대폭 줄여 교감이나 주임, 서무책임자, 교사들에게 위임한 것도 경청할만한 사례라고 생각된다.

이와 같은 시·도교육청의 업무경감 사례를 살펴보면, 무엇보다 정책 결정권자의 의식전환이 매우 중요한 전제가 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종전의 시각으로는 '불가능'해 보이는 사안조차 막상 해보면 새로운 지평이 열린다는 사실이다. '한번 바꿔보자'는 의식전환이 발전의 단초가 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학교 소속원들의 적극적 이해와 상호 신뢰가 업무 경감의 핵심 사안이란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서로 불신하고 '네일 내일'이나 따지려들면 될 일도 안 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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