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옛날 이름이 페르시아이다. 페르시아라는 이름은 B. C 6세기 경 구약성경에 나오는 고레스왕 때 생겨난 이름이다. 2,500여년의 긴 역사를 지닌 페르시아는 구약 성경 역사와 친숙한 나라이다. 또 성경 속 사건의 주요 무대가 되기도 하였고 주요 인물을 배출하기도 했던 그런 나라이다.
이란 민족 70%가 정통 페르시아 아리안 족이다. 이들은 아리안이라는 자기 민족에 대한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1935년 이란으로 국명을 개칭하기 전 수천 년간 사용 되어온 이름이 바로 페르시아이다. 우리에게도 낯익은 페르시아 상인. 페르시아 왕자 등이 있다. 페르시아 제국은 앞에 언급했던 듯이 오랜 역사를 가지고 아시아 전역을 그리고 당시 강국으로 꼽히던 이집트까지 자기 지배 하에 넣었다. 성경에 나오는 바사 제국이 바로 페르시아의 시초이다.
이런 긴 역사와 더불어 그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문화재가 지금도 곳곳에서 출토되어 잘 보존되고 있다. 수천 년 전의 유물이 원형에 가깝게 보존된 것 또한 감탄스러운 일이다. 건조한 기후 탓에 유물의 부식이 더디고 또 이를 복원하는 기술이 대단해 현재 많은 지방 박물관에 그대로 전시되고 있다. 우리와 다른 점은 그 지역에서 발굴된 것은 철저히 그 지역에서 관리하고 보존한다. 또 테마 별로 박물관을 설치해 놓았다. 테헤란 시내에만 테마 박물관이 여러 수십 개 이른다. 카펫, 시계, 무기, 도자기, 보석 등.
오랜 역사를 가진 덕에 많은 외침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아랍 이슬람제국에게 정복을 당한 후에도 계속 발전했으며 이슬람 문화 형성의 기초가 되었다. 특히 중세 이슬람 의학과 과학 분야에 많은 기여를 했다. 페르시아 의사인 ‘라지’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가장 위대한 의사로 존경받고 있다. 철학자이자 의사인 ‘이븐시나’가 저술한 ‘의학대범’은 서유럽에서 17세기 까지 이슬람 세계에서는 19세기 까지 의학 교과서로 사용되기도 했다.
점성술과 연금술도 뛰어나 화학(Chemistry)라는 말도 연금술이라는 이븐시나가 사용한 용어에서 파생 되었다. 대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9세기의 수학자 ‘알콰레즈미’(Al-khwarizmi)는 대수학과 삼각법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 영어의 Algorsim은 이사람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또 이들은 시를 무척 사랑했다. ‘하페츠’ ‘사디’ ‘페르도시’ 유명한 민족 시인들이 무척 많다. 이들의 이름을 붙인 거리와 건물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이곳 유명한 멜랏트 공원에 가면 이들의 흉상이 세워져 있고 그 옆에 대표작 시가 조각되어 있다. 이란 사람이면 민족 시인의 유명시 5개 이상은 다 외우고 있는 편이다. 심지어 뉴스 시작 전 앵커가 간단한 시 한 수를 읊고 난 후에 뉴스를 시작한다.
최근 영화 부분에도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 2000년 들어 국제 영화제에 각종 상을 100여개 이상 휩쓸 정도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마지드 마지디 감독의 ‘천국의 아이들’ 그리고 이란이 낳은 세계적인 거장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올리브 나무 사이로’ ‘내 친구 집은 어디로’ 등이 유명하다. 2006년 올해 전주 국제영화제에도 ‘오프사이드’란 영화가 출품되어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들은 돌과 흙을 만지는 기술 또한 뛰어나 2,600년 전에 ‘페르세폴리세’라는 페르시아제국의 수도를 건설하였다. 수백 개에 이르는 대리석 기둥과 당시 역사를 말해주는 사자상 그리고 대리석 벽에 새겨놓은 부조들은 감탄을 자아낼 만 하고도 남는다. 그 외 이스파한에 있는 이맘 사원, 33개 아치로 구성된 다리 등 유네스코에 등록된 문화재만도 10여개를 훨씬 넘는다고 한다.

아직은 우리에게 페르시아라는 문화가 멀게 만 느껴질지 모르지만 핵문제가 순조롭게 해결되고 개방화 정책이 펼쳐지면 21세기 관광의 메카로 자리 잡힐 것으로 확신한다.
(주태균 이란 테헤란 한국학교 교장
ju520207@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