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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대를 살려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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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02.10.25 16:30:00

우리 나라는 초등교원을 국가주도로 양성하고 있다. 전국의 11개 교대와 교원대가 초등교원 수요의 98%이상을 공급해오고 있다. 중등교원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인 수급체계를 유지해온 것이 교대에 의한 초등교원 공급시스템이었다.

그러나 '무풍지대'로만 보여졌던 초등교원 양성체계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기 시작했다. 최근 몇 년 사이 불거진 초등교원 부족현상은 사회적 현안으로 비화했고, 여지껏 문제가 없었던 것처럼 비쳐졌던 교대의 '그늘진 모습'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정부는 지금까지 과일만 따먹기에 급급했지 적절한 시비와 보살핌에 등한시했다. 이것은 나아가 '초등경시'의 중요한 전제가 되었다. 교대의 현실이 얼마나 한심한가는 다음의 사례로도 살펴볼 수 있다.

현재 교대가 보유하고있는 시설의 62%가 82년 이전에 지어진 노후시설이다. 실험실습 기자재 보유율 역시 일반대가 129%를 나타내고 있는데 반해 교대는 72%에 불과하다. 교수 1인당 연구시설도 일반대가 48.2㎡인데 반해 교대는 3.3㎡에 머물고 있다. PC 1대당 학생수도 5명에서 17명까지 된다. 강좌당 학생수 역시 초·중등학교조차 35명으로 감축하고 있는데 교대는 40명 선에 머물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교육과정이나 교수 운영에서의 문제다. 현장과 동떨어진 교사양성 교육과정 운영 및 교수·학습방법과 교육프로그램 개발, 더구나 7차 교육과정과도 일치하지 않는 교대 교육과정 운영 등은 가히 심각한 상황이다.

교육실습의 경우 영국이 24주를 운영하고 있고 미국이 1학기를, 프랑스가 300∼500시간을 운영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 나라는 겨우 8∼9주에 머물고 있다. 더욱이 통합교육을 강조하는 초등교육의 특수성에 적합한 교과교육 전공교수 확보율이 36%에 불과하고 현장경험이나 교육 연구경력을 가진 교수도 60%를 밑돌고 있다.

교육부가 교과교육 전공자나 현장경력자의 교수채용을 우대하라고 하지만 일부대학은 신규교수 채용과정시 서류전형 과정에서부터 이들을 배제하고 있다. 교육부는 올 봄 그야말로 '야심적'인 교대발전 5개년계획이란 것을 발표했다. 야심적이란 표현을 쓴 것은 이런 계획이 중앙정부 차원에서 초유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조차 속빈 강정에 불과하단 것이 금새 들어났다. 당초 이 안을 성안할 때, 교육부능 향후 5년동안 3000억의 예산을 11개 교대와 교원대에 투자할 게획이었다. 그러나 예산 심의과정에서 이 액수는 1158억 규모로 크게 줄어들었고 내년 예산에서는 겨우 100억만 확정되었다. 이를 12개 대학에 나누면 한 대학에 겨우 8억에 불과한 수치다. 일선 초·중등학교 교실 10여개 지을 예산에 불과하다.

BK21사업에 쏫아 붓는 예산이 1년에 2000억 이상인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새발의 피'인 셈이다. 그나마 내년에 정권이 바뀌면 이 사업이 계속되리란 보장도 없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정부의 확고한 정책의지를 다시 한번 촉구하고자 한다. 소외권에 머물러 있던 교대에 대한 재조명과 현실성 있는 지원책이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 초등교육의 건실함이야말로 '교육입국'의 토대가 되며, 이는 충실한 교사양성에서부터 출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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