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총과 본사는 6일 서울 우면동 교총 대강당에서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를 초청, 교육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이군현 한국교총 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노종희 한양대 교수·한국교육행정학회 회장, 남승희 명지전문대 교수·학교사랑실천연대 운영위원장, 고학곤 부산 동항초 교사, 홍성식 서울교대부속초 교장·한국초등교장협의회 부회장, 이원희 서울 경복고 교사, 이종욱 서울은곡공고 교장·전국공고교장회 회장, 엄미선 경기 광남초 병설유치원 교사·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부회장, 조희순 한국보건교육연구회 회장이 패널리스트로 나섰다.
#교육부 권한 이양 및 21세기 교육개혁위원회
노종희= 정 후보께서는 교육부의 권한을 지방자치단체로 이양하고, 교육부는 평가와 정보제공 기능만을 담당하도록 하겠다고 주장하셨습니다. 교육부가 최소한 초·중등교육의 기획 기능은 유지해야 한다고 보는데 어떤 입장입니까. 또 지방자치단체가 시(도)지사의 일반 지자체인지, 시도 교육감의 교육청을 말하는 것인지 밝혀 주시고 지방교육자치제가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과연 실현가능성이 있는지 방안을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또, 21세기 교육개혁위원회의 성격과 권한을 보다 구체적으로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정= 교육부의 기능을 지방자치단체에 이양하더라도 교육부총리의 위상과 역할은 유지하도록 하겠습니다. 권한이 있어야 위임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도의회와 교육위원회는 장기적으로는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지역주민이 선택토록 하면서 시.도간 비교를 통해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자연스럽게 발전되도록 유도하겠습니다. 21세기 교육개혁위원회는 노사정위원회를 모델로 삼아 교육당사자와 공익대표로 구성, 유명무실한 기구가 아닌 성공한 기구로 만들겠습니다.
#고교 평준화 및 자립형 사학
남승희= 고교 평준화는 유지냐 해제냐 보완이냐 등 관점에 따라 그 비중과 대처방안이 다릅니다. 정 후보께서는 고교평준화를 폐지하고 학부모에게 선택권을 줘야한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평준화 정책에 대한 입장과 자립형 사학에 대한 견해, 중등교육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사립학교 육성 방안은 갖고 계신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일반의견은 평준화 유지가 다소 높은 것으로 알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공교육 부실에 대해 많이 지적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평준화를 당장 폐지하자는 것은 아니고 단계적으로 개선해 나가자는 것이 제 소견입니다. 특목고, 자립형 사립고, 대안학교 등을 장려해 선택의 폭을 넓혀
나가겠습니다. 자립형 사학은 년간 8억 이상의 투자가 요구되는 등 재단의 부담이 너무 크지만 하나의 대안은 된다고 봅니다. 사립학교는 건학 이념에 맞는 교육과정 운영 등 사립답게 운영할 수 있도록 융통성을 주어야 할 것입니다.
#교원 정년 환원
고학곤= 정 후보께서는 사람을 키우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하셨는데 지금 학교에는 사람을 키울 교사가 없습니다. 신문에는 말도 안 되는 조건을 내세운 교사 구인 광고가 판치고 있고 20대 교사가 사직하면 60대 기간제 교사를 쓰는 것이 현실입니다. 정 후보께서는 교원정년 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계신 지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정= 원상 회복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봅니다. 교원정년 환원을 주저하는 학부모들이 있지만 이는 대화로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정년 일원화는 바람직하지 않으며 각종 직종의 정년은 국가적으로 연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교원 처우 및 교육재정 확충
홍성식= 국민의 정부 들어 각종 교원경시 정책의 영향으로 사기와 교권이 극도로 떨어져 있습니다. 정 후보의 교원 사기 진작책은 무엇입니까. 수석교사제 도입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과 방안을 가지고 계신지, 교장 선출제에 대한 견해는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고 교육재정 GDP 6%를 공약하셨는데 재정확보 방안을 구체적으로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정= 향후 10년간 매년 6%대의 경제성장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2010년이면 국민소득 2만불 시대가 올 것입니다. 이러한 소득증대 요인과 지하경제의 양성화, 예산 불용액의 적절한 활용 등을 통해 교육재정 확충은 가능할 것입니다. 교원 사기진작을 위해 안식년제와 수석교사제는 도입해야
한다고 봅니다. 대학교수의 안식년제가 가능하다면 초·중등이 안될 이유는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총장 선출제도 문제가 많다고 생각하는 바 교장선출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
#대학입시 및 사교육비
이원희= 어제(6일) 수능시험이 치러졌습니다. 정 후보께서는 경제 전문가적 입장에서 교육문제에도 칼날을 휘두르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대입제도에는 대학의 서열화와 취업인력 구조 문제, 수능 난이도 조정, 학생부 및 수행평가 문제 등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대입제도 개선을 위한 방안, 서울대에서 주장하는 입학정원 지역할당제에 대한 입장, 또 사교육비 경감 대책은 가지고 계신지 알고싶습니다.
정=지방자치를 본격적으로 시행하면 지방대학 문제는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대학입시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아동학대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수능시험은 학력평가를 할 수 있는 방향이 바람직하며, 수능이 대학입시 및 고교교육 평가의 근간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입시가 정상화되면 사교육비 문제도 자연 해결되리라 봅니다.
#실업고 및 직업교육
이종욱= 정 후보가 경제 전문가인 만큼 실업교육을 논할 수 있는 후보라 생각했는데 교육정책에 실업계 교육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아 섭섭합니다. 실업계 고교는 학생 수 기준으로 전체 고교의 1/3을 차지하고 있지만, 매년 정원 미달 사태, 직업교육기관으로서의 기능 상실, 교육과정과 시설의 미비, 교원의 신분 불안 등 부실 상태에 있습니다. 실업계 고교와 직업교육 활성화를 위한 대책은 무엇입니까.
정= 우수한 실업고를 선정해 학생들에게 재정지원과 장학금 지원을 확충해 나가겠습니다. 정부는 유·초·중등 교육에 우선 지원해야하는 만큼 직업교육 활성화를 위해 대학이 아닌 실업고에 신경을 많이 쓰도록 하겠습니다.
#유아교육
엄미선= 유아교육은 현재 공교육체제에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공·사립간 보육과 교육의 행정체제상의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 최근 국공립 단설 유치원 확대 문제가 이슈화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지, 유아교육 활성화 대책을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정= 미국 속담에 "인생에서 필요한 모든 지식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는 말이 있습니다. 유아교육이 중요한 만큼 만 5세아 교육은 무상 의무화해야 합니다. 행정의 이원화 문제는 장기적으로 검토하도록 하겠습니다. 단설 유치원은 설립 위치의 지역별 조정 등으로 사설과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교보건교육
조희순= 수능 고사장의 화장실은 온통 담배냄새에 절어 있었습니다.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예방교육과 성교육 등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대부분 비전공 일반교사가 보건교육을 담당하고 있고 보건 관련 교과도 여러 교과에 분산되어 있습니다. 정 후보께서는 보건교과의 정규 교과 채택, 보건 장학사 배치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신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 지금도 너무나 많은 교과를 가르치고 있어 아이들이 입시 중압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추가적 부담을 갖지 않는 한도 내에서 보건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