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에는 얼굴이 하얀 밝은 표정의 81세의 꼬부랑 할머니께서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출근하신다. 비가 부슬 부슬 오는 오늘도 비옷을 입고 어김없이 출근하셨다. 학교에서 나오는 폐휴지를 수거 판매하여 생활하시기 때문이다.
“할머니 이렇게 하면 얼마나 버실 수 있어요?” “한 구루마 하면 800원도 받고, 많을 땐 1,200원도 받을 때도 있다우.” “하루 최고로 많이 벌으신 것은 얼마나 되나요?” “3,000원 벌은 적도 있다우.” “와~~ 많이 버신다!!!”
반도 안 찬 종이 박스를 담은 구루마를 힘겹게 끌고 가시는 꼬부랑 할머니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폐휴지 담당 홍은희선생님에게 쫓아올라가 열쇠를 받아 폐휴지 창고를 활짝 열면서 말한다.
“할머니, 여기 많이 있어요. 가지고 가실 수 있을 만큼 가져가세요.”
홍길동이 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지식 더하기 인성!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다 이렇게 학생을 선발한다는 유학파 학자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져 교육과정 특별활동에 봉사활동이 도입되었고, 학생생활기록부에도 기록된 지 10년쯤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별히 학생들 대상으로 봉사활동 할 사회적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중 고등학교 일부 힘 있는 학부모 중에서는 학생이 봉사활동을 하지도 않았는데 불구하고 한 것처럼 실적을 꾸며 제출할 수 있도록 해주며 말합니다.
“너는 공부만 해! 그딴 것은 내가 다 알아서 해줄게.”
또한 인천광역시나 구에서 추진하는 들러리가 필요한 각 종 대회에 학생 동원 하면서 공문으로 이렇게 옵니다. ‘행사 참여시 봉사활동 4시간 인정’
장애인이나 소외 계층에서 몸으로 봉사하고 온 사람들은 진심어린 말투로 “정말 두 발로 걷는 것만도 행복하다. 봉사한 것이 아니라 도움을 받고 왔다.”이렇게 말합니다.
봉사활동이 교육과정에 도입된 이후 우리 아이들에게 봉사 활동을 강조하면서 진짜 나도 1년에 최소한 한 두 번이라도 봉사활동을 해야지 하는 마음이었으나, 적극성도 부족으로 어디서 어떻게 하는지 몰라 매년 미루기만 하였습니다. 언제까지 미루게 될지 모르지만 내가 좀 더 높은 사람이 되면 적극성을 가지고 몸으로 금전으로 봉사활동에 달려들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