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태경이는 임종을 앞둔 할머니, 할아버지가 모여있는 '노인요양원'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냄새도 나고 쉽게 짜증을 부리는 노인들이 무섭기도해 주뼛거렸으나 함께 간 이나영선생님이 대소변을 받아내는 것을 보고 거들고 나섰다. 1학년 연주는 '회원관리실'에서 후원자들에게 보내는 유인물 봉투작업을 했다. 한방 가득 쌓여있는 봉투들. 작은 액수지만 후원의 손길을 보내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사실에 놀랐다. 지난달 19일 서울경원중학교(교장 최상구) 교사와 학생, 학부모 1백여명은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 봉사활동 시간을 가졌다. 요령과 편법, 점수따기를 위한 형식적 봉사활동을 지양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였다. "좋은 취지로 시작된 봉사활동에 곱지 않은 시선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아이들만 내모는 봉사가 아니라 교사, 학부모도 함께 하는 기회를 통해 봉사의 '맛'을 알게 하고 싶었습니다. 이기적인 요즘 아이들에게 자신이 얼마나 많은 것을 누리고 있는지 일깨워주고 싶기도 했구요" 행사를 기획한 류호기 특활부장은 보다 알찬 1일 봉사를 위해 반포사회복지관과 연계, 사전 정신교육도 받았다. 복지관 양정훈실장은 "봉사의 자세가 되어있지 않으면 오히려 대상자에게 상처만 남길 수 있다"며 사전 정신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렇게 시작한 꽃동네에서의 하루. 찬거리 다듬기, 주방청소, 병실청소, 말벗되어 드리기, 대소변 치우기…. 처음엔 장난치듯 청소를 하기도 하고 굳은 얼굴로 무슨 얘기부터 꺼내야 할 지 모르던 아이들과 교사, 학부모들이 잠시 후에는 모두 한마음이 되어갔다. "하루가 너무 짧았어요. 봉사의 손길이 필요한 곳은 너무 많고. 다시 올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남을 돕는 게 이렇게 자신을 기쁘게 하는 것인지 몰랐어요", "주변에 불쌍한 이웃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됐어요.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할 것 같아요" '나누는 삶'의 기쁨이 무엇인지를 꽃동네 자원봉사를 통해 깨달은 학생들. 봉사 속에서 얻는 보람이 무엇인지를 알게된 아이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신들이 접었던 봉투 속에 1천원을 담아 넣었다. 매달 1천원의 꽃동네 후원을 약속하면서…. <서혜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