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수능이 끝나면 다음과 같은 상담사례가 많이 나올것이다. 다음은 최근 필자가 작성한 상담사례이다.
Q: 이과를 선택한 고등학생입니다. 성적이 좋아 원하는 학과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부모님이 의대로 진학하라고 권유합니다. 이공계 대학보다 의대로 가는 편이 더 좋을까요?
A: 미래를 예측하기는 힘듭니다만, 일반적으로 직업의 안정성만을 따진다면 이공계를 전공한 뒤 취업하는 경우보다는 의사라는 직업을 갖는 편이 유리할 것입니다. 다만 이공계든 의대든 자신의 분야에서 안정적인 지위를 얻기 위해서는 그만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특히 직업의 안정성 외에도 적성, 업무내용, 투자비용, 본인의 각오 등 다양한 요소 중 본인이 우선순위를 두는 점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길 권합니다. 또 자신에게 잘 맞는 분야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그 분야가 요구하는 적성이나 성격, 가치관을 살펴봐야 합니다. 의대의 경우 다른 요인들 외에 예과, 본과, 인턴, 레지던트를 거치며 전문의가 되기 위한 장기적인 학업 수행이 필요하다는 점과 소명의식이 특별히 요구된다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오랜 기간 동안 학비도 만만찮게 들어갑니다.
선진국에서는 이공계를 졸업한 뒤 기업에서 많은 연봉을 받으며 일하다가 일정기간이 지난 뒤 창업을 해서 CEO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를 설립한 빌 게이츠는 처음에 변호사가 되기 위해 법학과에 입학했지만 컴퓨터의 가능성을 확신한 뒤 수학과로 전과해 지금은 세계 제일의 부자가 됐습니다.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은 ‘우수한 이공계 인재 1명이 국민 1만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뛰어난 기술자 1명이 개발한 휴대전화와 반도체, LCD가 수억~수십억 달러의 수출로 이어져 기업은 물론 국가 경제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런 여러 가지 가능성들을 고려한 뒤에 현명한 결정을 내리기 바랍니다.
덧붙여 의대에 진학한다고 하더라도 임상이 아니라 기초연구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병원에서 환자를 보는 대신 연구실에서 질병 퇴치를 위한 실험을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장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의대를 졸업한 뒤 기초연구를 수행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