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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교육개발원, 학교평가보고회


우리 나라 초등학교의 교육과정 운영은 대다수학교가 유사한 내용과 형태로 운영하고 있어 다양하고 창의성 있는 교육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며 교사들 역시 민주적 분위기보다는 훈육적 분위기 속에서 수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특히 학교장의 장악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교는 '초등학교와 고교의 사이에 낀 단계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높으며 일반계 고교는 대학진학이 최우선 목표가 되어 모든 수업활동이 교사 주도로 진행되며 수업의 양이 우선되고 단순 반복학습, 교과 외 활동의 생략, '밑줄 쫙' 수업이 만연돼 있다. 실업계 고교는 실업교육보다 진학교육에 치중하고 있는 학교가 많으나 수업효과가 크게 떨어지고 있으며 산업현장과의 연계 실습교육 역시 불일치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교육개발원(원장 이종재)은 지난달 29일 한국교총 대강당에서 교육부의 위촉에 따라 금년도에 실시한 학교종합평가에 대한 결과 보고회를 열었다. 이 날 발표는 평가대상 100교 가운데 일반학교 64교(초 10, 중 16, 일반고 16, 실고 6, 사후평가 16교)를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개발원은 학교종합평가가 '학교가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교과 및 교과 외 학습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가'를 평가기준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학교종합평가는 기존의 시-도교육청이 실시하는 평가와 달리 대상학교 교직원들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다음은 학교급별 종합평가의 주요 내용이다.

▲초등=대다수학교가 유사한 내용과 형태로 교육과정 계획을 수립해 활용하고 있어 다양성과 창의성에서 문제가 있다. 인성교육 역시 마음의 계발보다는 단순한 질서유지의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 교사들의 교과와 학생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나 다인수 학급에서는 산만한 수업이 이뤄져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 특활은 비교적 잘 활용되고 있으나 재량활동은 다양하고 창의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학교장의 교사에 대한 장악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학교민주화는 높아지고 있으나 교직원의 단합과 사기는 약화되고 있다. 학교 의사결정과정이 민주화되는 추세이지만 각종 위원회가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인성교육이나 ICT교수·학습자료 등이 체계적으로 개발, 보급되어야 한다. 또 지시와 통제가 아니라 협의와 설득을 통한 민주적 학교경영을 위한 학교장의 리더십 개발이 필요하다.

▲중학=전인교육과 진학교육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 7차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이뤄지고 있으나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원리가 실현될 수 있는 많은 연구와 보완이 필요하다. 교과외 활동은 교육적 가치를 충분히 수용하고 있으나 지역간 여건차가 심하다. 학교장의 지도성은 장학활동이나 교사 지원체제 측면에서 소홀한 편이다.

문제해결을 위해 '중학교는 초등학교와 고교 사이에 낀 단계'란 인식을 불식시키는 획기적 대안이 필요하다. 교육부·교육청의 위계적 구조와 기능에 대한 재검토를 통해 단위학교의 자율성을 높여야 한다. 또 학교교육의 연속성을 위해 교장 및 교감의 잦은 교체를 지양하고 지역사회와 학부모의 관심과 지원을 유도해야 한다.

▲일반계고교=대학입시를 학교의 최우선 목표로 인식하고 있다. 모든 수업활동은 교사 주도로 이뤄지며 학생들의 창의성이나 주도적 학습방식은 찾아보기 어렵다. 수업은 수능시험 대비로 단순 반복학습, '밑줄 쫙'수업 형식으로 진행된다. 수준별 학습은 형식에 불과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우수학생들에게 초점이 맞춰 진행된다. 교과외 활동은 가급적 줄이고 보충수업 형태의 주요교과 중심 특기적성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이 같은 문제점을 그나마 줄이기 위해서는 대학진학방식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개별학교의 현실을 반영한 계획 수립과 내실 있는 추진이 이뤄져야 한다.

▲실업계고교=일부학교의 경우 진학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수업을 진행하나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 산업현장과 연계한 현장 실습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나 이 역시 효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
실고 현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교육과정으로 인해 교사 수급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학교간 시설이나 교육여건의 격차가 심하다.

학교내 의사 결정과정도 교사보다 관리자나 재단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크며 학운위도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해결을 위해 단위학교 중심의 교육과정 편성이 필요하며 학습자 수준을 고려한 교과서 및 학습자료의 재구성, 현장실습의 내실화, 개방적 교사임용 체제의 도입검토, 교사 부전공 연수와 실질적인 연수기회의 확대 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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