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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흥정거리 된 교육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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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02.11.30 09:27:00

대선 후보자들의 교육공약이 정치적 흥정거리로 전락된 듯 하다. 지난 25일 한국교총이 주최한 대선 후보 교육공약 평가 토론회에서 볼 수 있듯이, 이념과 성향이 전혀 다른 두 후보가 정치적으로 통합함으로써 이들이 내건 교육공약의 정체성이 불분명하게 되었다.

이는 후보들의 교육공약을 근거로 판단하겠다는 40만 교육자를 우롱하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특히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목청을 높이는 이들이 불과 1-2주일 사이에 교육적 신념을 버리는 행위야 말로 교육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표본인 것이다.

정책 내용면에서도 그러하다. 공약평가 토론회 발표자의 지적대로 표면상으로 평준화 정책의 기조 유지를 내걸고 있으나 사실은 평준화를 해제하는 정책수단을 이용하는 이율배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장기간의 평준화 시책이 불러온 문제점을 인정하면서도, 절대적인 평등성에 집착하고 있는 일부 계층의 표를 의식하여 과감한 개혁을 주장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솔직하지 못한 태도 역시 진정 교육발전을 위한 자세로 보기 어렵다.

특히 교원정책과 관련하여 한나라당은 명백히 해명해야 한다. 그 동안 한국교총이 주최한 후보자 초청 토론회와 전국 교육자 대회 석상에서 이회창 후보는 교육계의 숙원인 우수교원확보법 제정, 수석교사제 실시 등을 수차 공언해 왔다. 그러나 최종 교육 공약집에는 모두 누락되어 교육자들은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 공약집에서 누락된 경위와 집권 이후에 과연 실천할 의지가 있는지 명확히 해야 한다.

우리는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정치권이 여전히 교육자들을 가볍게 보고 있음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교육자들도 종국에는 지역감정이나 정당 선호도에 의해 표를 결정할 것이라는 그릇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 동안 교원들이 강력한 정치활동을 주창해 온 이유가 바로 정치권의 이중적 태도에 있는 것이다.

특정 후보 지지가 제도적으로 금지되고 있는 지금, 40만 교육자들은 이제 표로써 의사를 표출할 수밖에 없다. 대선 공약뿐만 아니라 오늘날 교단황폐화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누가 교육자의 경륜과 식견을 더 존중하는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지역감정에 흔들리지 않고 옥석을 가릴 수 있는 현명함만이 교육이 더 이상 정치적 흥정거리로 전락하지 않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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