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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문화공간으로 바뀐 지하철 역사

- 지하철에서 만난 어린이 뮤지컬 공연

귀여웠다. 너무 귀여웠다. 그리고 사랑스러웠다. 어둡고 침침한 대도시의 지하철이 아니라 어린 천사들의 문화공연이 살아 숨 쉬는 지하철역이었다. 아이들은 깜찍한 복장을 입고 앙증맞은 소품을 들고서 엄마와 아빠에게 정성스레 마련한 공연을 선보였다. 지하철 한쪽에 마련된 훌륭한 무대에서.




참으로 우연히도 지하철 공간에서 열린 어린이 뮤지컬을 보게 되었다. 때는 한낮이었고, 한적한 지하철역사엔 작은 정적마저 감돌았다. 그런데 저쪽에 마련된 무대에서 어린 천사들의 노래소리가 들렸다. 예쁘면서도 때 묻지 않은 아이들의 몸짓이 땅 속을 곱게 물들이고 있었다.




동물로 분장한 아이, 천사로 분장한 아이, 가수로 분장한 아이들이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겨울의 차가운 밀도가 스민 지하철 역사도 아이들의 옹골진 열기 앞에선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또 아이들의 뮤지컬을 바라보는 엄마아빠들의 흐뭇한 마음을 식힐 수도 없었다. 어쩌면 저리도 잘하는지.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며 미래의 희망이란 말은 언제 들어도 마음에 와 닿는다. 밝고 건강하게 웃는 아이들의 웃음은 삶에 지친 어른들에게 커다란 위로가 된다. 그 아이들의 미소 위로 출발지 역사에서 만난 학대받는 아동들의 사진이 떠오른다. 한없이 나약하기만한 몸매에 시퍼렇게 멍든 상처를 떠올리니 한탄과 슬픔이 어린다. 그 아이들에겐 어떤 미래가 있을까? 이 아이들은 엄마아빠가 지켜보는 가운데 저렇게 멋진 무대를 만들고 있는데, 그 아이들은 어두운 골방에서 얼마나 많은 고통을 받았을까? 그 아이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린다.




아이들은 어느새 아름다운 피날레를 장식하고 있었다. 연말에 만난 아이들의 사랑스런 공연은 지하철 역사를 오간 어른들의 마음에 잔잔한 미소를 남겨주었다. 또한 학대받는 아이들의 모습은 우울함을 안겨주었다. 언제쯤 이런 아픔이 사라지려나.




저마다 손에 손을 잡고 인사를 하는 아이들. 그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미소를 뒤로 하며 나는 오늘도 지하철을 탄다. 앞으로도 지하철이 사랑과 애정이 스민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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