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은 지난 10일, 중·고교생 학부모 3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인천교육 발전방향'에 관한 세미나를 열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최근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고교평준화와 인천교육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에 대해 전문가와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며 이 날 세미나의 배경을 설명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인천대 대학원 장석우 석좌교수는 '기초학력 신장과 인천교육의 전망'을 통해서 "인천교육의 취약 요인은 서울 위성도시로서의 근본적 취약점과 구 선인학원의 교육비리"라고 진단했다.
장 교수는 "서울 중심의 생활양식이 장기화됨에 따라 인천의 정체성 확보가 미흡했다"며 "중학교 무시험과 고교 평준화로 지역 내 명문 중·고교가 사라지자 대학입시를 위해 서울 전출이 증가했고 전체 인천 중·고생의 24%(1991년 기준)를 차지하던 구 선인학원의 만성적인 비리와 분규 등이 '탈인천' 현상을 가속화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장 교수는 "현재 인천국제공항 설립, 영종도 일대의 '경제 자유구역' 개발계획 확정은 물론 국제고교, 외국대학 분교 등으로 교육환경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며 "인천 교육이 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평가했다.
장 교수는 또 "앞으로 초·중등교육의 특성화 전략과 제7차 교육과정 등 새로운 교육상황에 대응하는 종합적 대책이 절실하다"며 "지역 특수성을 감안해 실용영어 및 제2외국어 교육을 강화하고 외국어고, 과학영재고, 자립형 사립고 등을 선도학교로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2005년 대입 전형은 이미 제7차 교육과정의 변화 양상에 맞춰 기본방향을 밝혔기 때문에 고교 진학 이후에 이를 준비하려면 대혼란이 발생할 것"이라면서 "최소한 중학교 수준에서의 꾸준한 기초학력을 축적하기 위해서는 고교 연합고사나 정기적인 학력평가 등 학습분위기 쇄신 대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국교육개발원 한유경 교육정책개발연구실장은 '고입평준화제도의 재검토'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현재 고교평준화는 과열과외, 학력의 하향 평준화, 교육의 경쟁력 약화, 학생의 학교선택권 및 사학의 자율성 보장, 학교간 학력차이 인정 등 다양한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며 "고교평준화 제도를 유지하면서 고등학교의 다양화·자율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 실장은 또한 "다양화되고 있는 사회 각 분야의 지속적인 교육수요를 흡수하고 급변하는 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학교 설립·운영의 탄력성과 유연성을 제고해야 한다"며 "사립학교 본연의 역할을 회복시켜 다양하고 독특한 건학 이념을 추구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 운영 기반의 조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 실장은 평준화 정책의 개선방안으로 특수목적고의 내실화, 자립형 사립고 시범운영 확대, 자율학교 및 직업교육 특성화고 확대, 농·어촌 고교의 자율성 확대, 대안교육 특성화고의 확대 및 활성화, 국립대 부설학교의 연수·실험학교 운영, 국제고 설립 등을 제시했다.
나근형 인천시교육감은 "기초학력 부재 현상은 오늘날 교육이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전제한 후 "학생의 학교선택권을 제한하고 학력수준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는 현행 고교 평준화제도에 대한 수정·보완과 함께 기초학력 부진 학생 구제를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