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선택의 순간이 다가왔다. 대통령의 식견과 철학이 교육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지대하다. 그 만큼 이번 대선에서 우리 교육자들은 지역주의와 같은 낡은 사고에서 벗어나 신중하고도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
특히 후보간의 경쟁이 근소한 차로 치열할수록 교육자들의 단합된 의사표현은 선거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차기 대통령을 선택함에 있어 최소한 다음과 같은 점을 감안해야 한다.
첫째, 수월성 추구에 앞장서는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교육기회를 제공한다는 절대적 평등주의는 내걸고 있는 이상적 기치와는 달리 필연적으로 심각한 학력저하 현상을 초래한다. 이는 복지를 최고의 가치로 내걸고 있는 유럽 국가의 일부에서 실증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특히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교육적 수월성은 국가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것이다. 따라서 절대적 평등보다는 기회의 평등을 강조하면서 교육적 수월성을 추구하는 지도자를 선택해야 한다.
둘째, 이번 선거는 교육실정에 대한 심판이라는 의미를 잊어서는 안 된다. 교육실정에 대해서는 교육자마다 판단이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교육이 국민들에게 고통을 주고, 교육자들이 사상 유례없는 교육붕괴, 교실붕괴에 대해 괴로워하고 있는 오늘의 현실을 초래한 책임에 대해서는 분명한 심판을 해야 한다. 그것이 곧 잘못된 정치논리로부터 교육이 다시 희생당하지 않는 길이다.
셋째, 여론몰이식, 바람몰이식 정책형성의 폐단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다른 정책과 마찬가지로 교육정책 역시 이성적 과정과 정치적 과정의 복합적 산물이다. 전문직 그룹의 합리적 주장을 애써 외면하고 특정 시민단체를 전위대로 내세우는 바람몰이식 정책 추진의 폐해는 이미 경험할 만큼 경험했다. 과연 어느 후보가 이런 바람몰이식 비이성적 정치를 할 것인지 교육자들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아야 한다. 이번 기회에 패거리식 교육정책 형성은 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대선 일이 임박해짐에 따라 폭로 비방전이 난무하는 등 선거전이 혼탁해지고 있다. 교육자들도 인간인지라 지연, 혈연 등의 유혹을 얼마든지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교육자들이 중심을 잡지 못하면 정치권력은 더 이상 교육자를 존경하지도,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도 않을 것이다.
냉철하고 이성적인 판단으로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겠다는 결연한 의지야말로 교육대통령을 탄생시키는 길이다. 진흑속에서도 진주는 빛나는 법이다. 40만 교육동지들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