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녹천초등교(교장) 5학년 3반에 재학중인 김재현군(가명·13)은 자폐증을 가지고 있다. 수업시간 종종 교실을 뛰어다니거나 갑자기 다른 학급으로 뛰어들어가기도 하지만 이 반에서 재현이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얼마전 생일을 맞은 재현이는 엄마와 함께 집에 돌아와 현관문을 열자 큰 박스에 포장지를 어설프게 붙인 선물을 발견했다. 급우들이 재현이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생일카드를 써서 몰래 집으로 보냈던 것. 이런 분위기 때문에 5학년 3반에서는 따돌림이란 단어를 찾기 어렵다. 학급내 활동도 재현이가 가장 먼저 하도록 아이들끼리 결정하고 점심시간에도 재현이가 가장 먼저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대부분의 장애아동이 일반학교에 적응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5학년 3반은 통합학급 운영에 모범적인 사례를 제공하고 있다. 장애아동을 위한 특수교사가 배치되지 않았지만 교사들과 학생들의 장애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남다르다.
담임을 밭고 있는 조달희 교사는 "모든 반 아이들이 재현이를 배려하고 함께 하려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있는 실정"이라며 "우리 반 아이들과 재현이가 있으며 교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것이 정말 뿌듯하다"고 말했다.
17일에는 장애인 먼저 홍보대사인 탤런트 정선경, VJ 김형규, 만화가 강주배씨가 5학년 3반을 찾아 학생들을 격려하는 행사를 가지기도 했다. 이날 홍보대사들은 크리스마스 파티를 위해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을 갖고 함께 성탄절 축하엽서를 제작해 발송했다. 또 아동들이 자신이 보내고 싶은 소중한 사람에게 그림엽서를 만들면 정선경씨와 김형규씨가 사인을 하고 강주배 작가가 자신의 만화주인공을 넣어주기도 했다.
국립특수교육원 박경숙 원장은 "장애학생이 일반학급에 통합돼 교육받는데 많은 걸림돌이 존재한다"며 "교사와 부모, 장애학생 본인 그리고 비장애아동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며 학교장의 적극적인 지지 또한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5학년 3반 학생들은 23일 제7회 '장애인 먼저' 실천 우수실천단체 시상식에서 장애인 인식개선 우수학교부문의 상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