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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학교자율화

“자율 (自律): 남의 지배나 구속을 받지 아니하고 자기 스스로의 원칙에 따라 어떤 일을 하는 일. 또는 자기 스스로 자신을 통제하여 절제하는 일.”

학교자율화로 교육계는 계속해서 시끄럽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교육계를 들여다보니 답답해서 도대체 ‘자율’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진정한 의미가.....교육과학기술부의 `학교 자율화 추진 계획'에 이어 서울시교육청이 어제(24일) 교육과학기술부의 이른바 4.15 학교 자율화 계획에 따른 후속조치를 발표했다. 우열반 편성과 이른바 0교시 수업은 계속 금지하겠다는 게 골자이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의 세부계획이 발표된 이후에도 학교 자율화를 둘러싼 교육계 갈등은 끊이지 않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5일 초․ 중․ 고 단위 학교의 자율성을 저해하는 29개 지침을 이번 달 내 즉각 폐지하고 규제성 법령 13개 조항을 6월 중 대폭 정비하는 내용을 담은 `학교 자율화 3단계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학교자율화 3단계 추진계획은 우열반 편성 허용, 0교시 및 야간·보충자율수업 허용, 방과 후 학교에서 사설학원의 강사 수업 허용, 수능 이후 고3 학생의 학원 수강으로 인한 결석을 출석으로 인정 등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후속조치를 보자.

먼저, 우열반 편성은 허락되지 않지만 현재 수학과 영어로 국한된 수준별 이동수업이 국어와 과학, 수학 등 다른 과목까지 확대된다. 정규수업시간 이전에 조기 수업을 진행하는 이른바 '0교시'는 지금처럼 허용되지 않는다.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 보호 및 정규 교육과정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너무 이르거나 너무 늦은 시간까지 방과 후 학교를 운영하는 사례는 지양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방과 후 학교 운영의 활성화를 위하여 학원이나 학습지 업체 등 영리단체의 개별 프로그램 위탁 운영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현재 초등학교에서 방과 후 활동이 피아노나 플룻 등 특기적성으로 제한되어 있었는데, 영어나 수학 등 교과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허용된다고 하였다. 이 외 여러 조치들을 발표했으나 솔직히 말하면 내일이면 또 다른 후속 조치가 나올지도 모르는 일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씁쓸하다.

이 중 필자는 수준별 수업에 가장 관심이 크다. 시교육청이 수준별 이동수업 교과를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일선 학교들은 예산 때문에 난색을 표시했다. 하지만 교사들은 2개 학급 학생을 합쳐 상·중·하 등 3개 수준별 학급으로 나누다보니 교사가 턱없이 부족하다. 수준별 학급을 더 세분화하고 과목도 확대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시설도 없고, 1시간 1만5000원 정도 되는 강사비를 충당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한다. 많은 연구 논문들에서 학생들의 수준별 수업의 교육 효과에 대한 긍정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물론 연구논문들의 결과는 한정된 연구대상을 선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국의 모든 학생에게 일반화시키는 것은 어렵지만 이렇게 긍정적인 효과를 결코 무시하고 넘어가서는 안 된다. 현재 공·사립학교는 교원임금뿐만 아니라 학교운영비 등도 각 시·도 교육청이 배정하는 예산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예산 문제는 교사 수급과 연관하여 매우 중요한 사항이므로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공교육이든 사교육이든 교육의 수월성은 국가가 책임질 핵심 가치이다. 교육개혁 프로젝트에서 '모든 학생을 위한 수월성' 교육을 보편적인 교육정책으로 내놓지 않으면 안 된다. 자율화는 시·도와 학교가 ‘붕어빵 교육’을 탈피할 수 있는 기회다. 무조건 아니다. 무조건 따르라.가 아닌 교육공무원과 교사들이 나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교육 방법을 찾아야 할 때다.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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