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에 치러질 수능시험에서는 영어과목이 폐지된다고 한다. 새 정부가 발표한 대입자율화 3단계 방안에 따라 수능과목이 축소되는데 영어가 1순위로 포함되는 것이다. 현재 중 2학생들이 대학진학 때 수능 영어시험 대신 치르게 될 영어능력평가시험에서는 성적점수가 아니라 시험의 '통과여부(Pass or Fail)'가 표시된다. 2013학년도(2012년) 대입에서 수능 영어과목이 폐지되고, 정부가 도입하는 '한국형 토플'인 영어능력평가시험으로 대체된다. 실용영어 교육을 강조하면서 도입되는 이 시험은 일 년에 여러 차례 치러지며, 난이도가 다른 여러 시험이 동시에 치러지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영어능력평가시험을 문제은행식의 토플이나 토익처럼 운영하되, 점수를 발표하지 않고 일정 점수 이상이 되면 합격처리 해 학생들이 사설학원에서 온통 영어에만 매달리는 것을 막겠다는 의미다. 영어가 사교육비의 4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영어학원에 쏟아 붓는 가계의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영어인증시험이 통과 여부만을 가리는 자격시험이 되고 수능의 영어 과목을 대신하게 되면 영어사교육비는 크게 줄어들 거라는 전망한다고 한다.
영어를 공부하는 목적이 당장 대학 입학이라는 요인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리라는 것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세계화, 국제화를 외치면서 단순한 대학 입학 요인만 생각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지금 학생들이 영어회화 학원을 다니고, 영어 사설 시험을 치르는 것은 대학 입학 이상의 많은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수능시험에서 영어 과목이 폐지된다고 영어 사교육비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은 나와는 전혀 공감대를 찾을 수 없다.
우리가 의사소통 기능을 중시하고 최대 영어 교육의 목표로 삼고 있는 이 과정 속에서 과연 통과 여부만 가지고 학생들의 정확한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을지, 그리고 현재 입시에서 영어 점수가 인문계든, 이공계든, 예체능계까지도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이렇게 변화된 평가체계가 체계적인 학생 선별 절차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물론, 교육계의 정확한 의견을 알기에는 부족한 교육계 초년생으로써 아무것도 모르고 하는 소리로 들릴지는 모른다. 하지만 영어능력평가시험을 시행하더라도 단순한 ‘Pass or Fail’만으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등급을 적용하고, 점수를 명시하는 체계로 검토해야 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5월13일부터 17일까지 초․ 중․ 고등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국가영어능력평가 예비시험을 실시한다고 23일 밝혔다. 예비시험은 초등학교 3~4학년, 초등학교 5~6학년, 중학교 1~2학년, 중학교 3~고등학교1학년, 고등학교 2~3학년으로 나눠 치러진다. 예비시험 대상학교는 초․ 중․ 고 3곳씩 총 9개 학교다. 이번 예비시험은 4개 영역별 문항의 난이도 적정성과 신뢰도를 검증하고 iBT(Internet Based Test) 기반의 평가 시험 시행 가능성, 말하기·쓰기 채점 기준 및 채점 방식 등을 검토하기 위해 마련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09년 하반기 초·중·고교 학생용 영어능력 평가시험을 먼저 시행하고 2011년부터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시험을 실시한다는 목표 아래 영어능력평가 도입 방안을 올해 중 확정, 발표할 계획이다.
앞으로 어떻게 영어 교육을 하게 될지 사실 두려움 반 기대감 반이다. 늘 비판받아오던 입시 위주의 교육을 탈피하고, 독해위주의 문법-번역식 교수법에서 탈피해야 한다던 쓴소리들을 해결할 수 있을 교육제도의 변화이길 바란다. 이렇게 제도가 바뀌고 바뀌는 것이 반복되면서 무엇보다 교사교육이 중요하리라 생각한다.
이런 변화에 교사가 발맞춰 나가지 못한다면 이 또한 문제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이런 제도 변화에 맞추어 교사재교육 역시 중요하게 다루어야 한다. 교사가 이런 시험과 변화된 교수법에 적응하지 못하면 이는 결국 우리 학생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영어능력평가시험이 단순하게 필자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많은 방안이 검토되어 학생들도 교사들도, 학부모님들도 혼란 없이 체계적으로 교육과학기술부를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빨리 발표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