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이 오면
책장 속에서 잠자는
빛바랜 교육학 책을 다시 읽는다.
깨알같은 글씨, 누런 책이지만
정신만은 말갛게 살아서 나를 두드리는 교육심리학
스승의 날이 오면
그 노래를 듣는 것이 부끄럽다.
나의 스승님에게 죄송해서
내가 서 있는 자리를 반성하느라 부끄러운 날이다.
스승의 날이 오면
이 땅의 스승이었던 분들의 발 뒤꿈치를
한번쯤 따라가고 싶어서 하늘을 올려다본다.
스승의 날이 오면
세상에서 던지는 돌멩이도
날아오는 돌팔매도
기꺼이 맞을 수 있기를
그리하여 그 돌멩이를 반석 삼아
아름다운 교실을 꾸밀 수 있기를
스승의 날이 오면
내 마음의 거울을 말갛게 닦는 날이다
아이들의 영혼을 잘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어디에 두었는지 잊고 살아온
그 처음 마음을 찾아 나서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