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전국의 40만 교육가족 여러분!
다사다난했던 2002년을 뒤로한 채 희망찬 계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열악한 여건하에서도 민족적 사명감으로 후진양성에 열과 성을 다하시는 교육가족 여러분의 축복을 기원합니다.
지난해 여러모로 부족한 저를 격려해주시고 향후 3년간의 중책을 다시 맡겨 주신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올해는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는 만큼, 교육계를 비롯하여 사회 전반에 걸쳐 많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21세기 치열한 경쟁시대에 우리가 세계속의
주역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다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교육가족 여러분!
돌이켜보면 지난해 교총은 여러분과 함께 많은 일들을 추진하였습니다.
'국민의 정부' 교육공약 이행 실적을 사회단체로서는 최초로 평가하여 교육에 대한 정치권과 정부의 책무성을 부각시켰습니다. 대선 후보자 초청 토론회, 전국교육자 대회를 개최하여 당시 유력한 대선 후보자들이 교총과 우리 교육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듣도록 하였습니다. 새 대통령은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약속했기 때문에 적어도 교원을 개혁의 대상으로 매도하는 일은 되풀이 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나아가 각 정당의 대선 공약의 허와 실을 평가하여 회원들에게 알림으로써 보다 수준높은 교육정책의 개발을 유도하였습니다. 내부적으로는 교총 사상 최초로 원격연수원을 개원, 1966년 광화문 시대, 1989년 우면동 시대에 이어 2003년 온라인시대를 활짝 열었습니다. 한국교총은 시공을 초월하여 회원들과 호흡함으로써 21세기 디지털 시대를 선도해나갈 것입니다. 원격연수원은 교원이 사회로부터 존경받을 수 있는 자질을 키우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교육동지 여러분!
저는 새로운 정부가 의욕적으로 출범하는 금년을 '교원이 교육개혁의 주체가 되는 해'로 정하고 다음과 같은 일들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첫째, 올바른 교육개혁의 감시자 기능을 넘어 교육정책 선도자로서의 역할을 다 하겠습니다. 흔히 정권 출범 초기에는 많은 개혁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기 마련입니다. 개혁의 첫 출발이 중요합니다. 교육적 식견과 철학이 부족한 비 전문가에 의한 교육개혁은 위기에 빠진 공교육을 또 한번 수렁에 빠지게 할 것입니다. 저는 교육투자 증대, 초정권적 교육기구의 설치, 학교교육의 정상화 등 현 대통령이 공약한 내용들이 충실히 이행되도록 촉구하는 한편, 합리적인 정책대안을 제시하여 교총이 실질적으로 국가 교육정책을 선도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교원이 교육개혁의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교원이 개혁의 대상이 되는 아픈 역사는 더 이상 없어야 합니다. 교육개혁은 바로 우리 교육자들의 손으로 이룩해야 합니다. 정부는 정책과정에 교육자의 참여를 대폭 확대하고, 교원단체의 주장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정부가 교원을 개혁의 주체로 존중하면, 40만 교육자 역시 흔쾌히 개혁의 물결에 동참할 것입니다. 교원이 존경받고 개혁의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전문성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교육전문직으로서 명예가 실추되지 않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합니다.
셋째, 교직사회의 화합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교원은 가르치는 전문가일뿐만 아니라 사회의 모범이 되어야 하는 책무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비록 다양한 의견은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을 이유로 국민과 학생들을 불안하게 하는 일들이 있어서는 안되겠습니다. 교육발전을 위해 협력하고 고뇌하는 자세를 보일 때 국민들은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것입니다.
넷째, 고등교육의 자율성과 질을 높이는 데 노력하겠습니다. 지식정보화시대에 세계 각국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최첨병은 바로 높은 수준의 대학입니다. 교총은 대학 스스로 자신이 원하는 학생을 뽑을 수 있도록 '학생선발권'을 확대하는 데 주력함은 물론 투자가 더욱 증대되도록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다섯째, 교육소외계층에 대한 지원과 육성으로 교육복지 구현에 앞장서겠습니다. 열악한 농어촌 교육을 진흥시키기 위해 '농어촌교육지원특별법'제정을 적극 추진하고, 실업고, 유아교육, 보건교사 등 소외 받고 있는 교육가족을 위해서도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교총이 대한민국 대표 교원단체로서 위상을 되찾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53년 역사의 한국교총은 한국교육의 발전에 많은 업적을 쌓았습니다. 우리들은 선배교육자들의 살신성인의 정신을 면면히 이어가야 합니다. 회원 수를 배가하고, 교육정책 개발 강화, 사무국의 전문성과 봉사정신의 확립으로 교총의 확고한 위상을 되찾겠습니다.
존경하는 전국의 교육동지 여러분!
우리는 이제 지난날의 아픔과 고통에 더 이상 연연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과거에 집착하기 보다는 희망찬 미래를 위해 기지개를 켭시다. 우리들이 선택한 길이 외롭고 힘들더라도 유구한 역사를 이어갈 민족의 동량을 키우는 일임을 한시라도 잊지 맙시다. 우리들의 작은 노력 하나 하나야 말로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는 엄숙한 과업임을 명심합시다.
학생과 학부모는 스승을 존경하고, 교육자는 학생을 사랑하며, 사회와 국가는 학교와 교육자를 전적으로 신뢰하는 그 날까지 우리 모두 힘차게 나아갑시다.
새해를 맞아 40만 교육자 여러분의 가정과 직장에 축복이 함께 하시기를 다시 한번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