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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문이과 선택에 적절한 도움을 주자


최근 필자는 동아일보 기자와 문과와 이과 선택에 대하여 인터뷰를 가졌다. 그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대부분 고교가 교과서 주문 등을 이유로 1학년 1학기 중간고사를 마치고 계열선택을 묻는 가정통신문을 발송한다.  이에 따라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들은 고민을 하게 된다.

2006년 한국고용정보원이 2005년 4년제 대학 졸업자를 상대로 출신 고교의 계열과 대학 졸업 시 전공계열을 조사해 비교한 결과 고교 인문계 출신 학생의 12.9%는 대학에서 자연계열 전공(공학계열 4.6%, 자연계열 5.7%, 의약계열 2.6%)을 공부해 졸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 자연계 출신 학생의 13.8%도 인문계열(인문계열 3.9%, 사회계열 9.9%)을 졸업했다. 인문·자연계열 학생 모두 고교 전공계열과 대학 졸업 시 전공이 일치하지 않는 비율이 13% 안팎이었다.

대부분 인문계고는 외부 기관에 위탁해 실시한 진로적성검사결과, 학생·학부모 대상 계열선호 조사결과, 중간·모의고사 성적 등을 종합한 자료를 기초로 상담을 거쳐 1학년 1학기가 끝나기 전에 학생의 계열을 나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적성이나 흥미, 장래희망 등을 고려해 계열을 선택하기보다 ‘나는 과학을 싫어하니까 인문계가 좋겠다’거나 ‘수학을 잘해서 자연계로 간다’며 진로를 결정하는 학생이 예상 외로 많다. 심지어 ‘형은 인문계로 갔으니 너는 자연계로 가라’거나 ‘엄마, 아빠 모두 자연계 출신이니까 너는 인문계가 좋겠다’며 막무가내로 자녀의 계열을 결정하는 학부모도 있다. 일부 여고에서는 ‘자연계는 의·약대 진학할 공부 잘하는 애들이나 가는 반’이라는 편견으로 인해 자연계열에 소질이 많은 학생들조차 자의반 타의반으로 인문계열을 택하기도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계열 결정을 후회하고 뒤늦게 말을 바꿔 타려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평소에 진로나 적성 탐색을 게을리 하면 계열 선택을 앞두고 당황하거나 즉흥적으로 결정하기 쉽다. 중학교 때 진로적성검사 등을 받아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파악해야 한다

고등학교 1학년에서 올바른 문이과 선택을 위하여 교사들이 적절한 도움을 주어야 하겠다. 과목별 선호도와 진로 적성 검사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후회하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적성이나 흥미에 대한 고려 없이 무작정 특정 과목의 성적이나 선호도만으로 계열을 정했다 후회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첫째, 인문계와 자연계 중 어느 쪽에 소질이나 흥미가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어떤 과목에 재능과 흥미가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많은 학생과 학부모가 국어나 영어의 성적이 높고 이들 과목에 흥미를 느낄 때 인문계에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수학 성적이 좋을 때는 자연계열 적성이라고 판단한다. 하지만 공통과정을 배우는 고교 1학년 때는 국어 영어 수학에 대한 능력 차가 두드러지지 않는 학생이 많아 이들 과목만을 기준으로 삼기는 적절하지 않다. 

인문계열의 경우 역사 경제 등 사회탐구 과목, 자연계열의 경우 물리 화학 등 과학탐구 과목을 더 확실한 기준으로 생각한다. 유동적 사고력과 직관적 판단력 등을 중시하는 인문계열에 대한 적성은 사회탐구 과목에서, 대상의 기능적 측면과 구조적 요인을 중시하는 자연계열에 대한 적성은 과학탐구 과목에서 더 명확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학생이 조립, 분해 등 손재주나 컴퓨터 활용 능력이 뛰어난지(자연계)를 보거나, 신문이나 방송에 보도되는 사회 현상이나 이슈에 관심이 높은지(인문계)를 평소에 살펴보는 것도 판단에 도움이 된다. 인문계열에 비해 대학 전공과 직업의 연관성이 높은 자연계 쪽에 적성과 소질이 있는지를 먼저 살펴본 뒤에 인문계와의 적합도를 탐색하는 방식이 효율적이다.

둘째, 온라인 진로적성검사를 실시하는 것이다. 피검사자가 표준화된 검사문항을 읽고 답안을 체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문가와의 직접 상담과 비교할 때 학생 개인의 적성과 흥미의 미묘한 차이까지는 분석하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지만 계열 선택을 위한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는 있다. 인터넷에서 무료로 적성검사를 받을 수 있는 사이트로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운영하는 커리어넷(www.careernet.re.kr)이나 노동부 산하 한국고용정보원에서 운영하는 워크넷(www.work.go.kr) 등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 한국청소년상담원(www.kyci.or.kr) 상담자료실의 ‘컴슬러 따라가기’ 방에서도 ‘네’, ‘아니오’로 답하는 간단한 게임으로 자신에게 적합한 계열을 알아볼 수 있다.

사설업체나 기관에서 유료로 제공하는 온라인 적성검사서비스를 이용해 볼 수도 있다. 사설 업체의 온라인 적성검사서비스(5000∼1만 원 선)를 이용하면, 학생 개개인에게 적합한 계열과 직업군을 추천받을 수 있다. 사설업체의 유료 적성검사는 검사에 사용되는 데이터와 새 직업군 자료에 대한 업데이트가 무료 검사에 비해 자주 이뤄진다는 장점이 있다.

적성검사(잘할 수 있는 것), 흥미검사(하고 싶은 것), MBTI 등 성격검사(남들과 다른 것), 가치관 검사(옳다고 믿는 것)를 받아보고, 각 검사에서 추천하는 직업군에서 겹치는 직업이 어느 계열에 속하는지를 참조해 보면 좋다

학생의 희망 계열과 진로적성검사 결과가 서로 다른 경우 계열을 선택하기가 어려워진다. 검사 결과는 자연계 적성이 월등히 높은데 당사자는 특정 직업을 선호해 인문계를 고집하거나 이와 반대되는 경우다. 검사 결과 인문계와 자연계의 적성이 비슷하다면 학생의 흥미를 존중해 계열을 정하면 된다. 하지만 반복된 검사에서 어느 한쪽의 적성이 월등히 높게 나타나는데도 학생의 희망 계열이 정반대라면 흥미보다는 적성 쪽에 무게를 두고 계열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흥미는 사회적 흐름이나 유행에 영향을 받아 쉽게 바뀔 수 있다. 또 대중매체를 통해 긍정적으로 그려진 특정 직업에 대한 관심이 일시적으로 높아졌거나 다른 직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럴 때에는 희망 직업의 장점과 함께 단점을 짚어보고, 시대적 변화를 염두에 두고 전망 있는 직업들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파악한 뒤 계열을 선택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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