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4 (목)

  • 맑음동두천 19.2℃
  • 맑음강릉 24.6℃
  • 맑음서울 19.2℃
  • 구름많음대전 18.7℃
  • 구름많음대구 26.7℃
  • 구름많음울산 22.4℃
  • 구름조금광주 20.7℃
  • 구름조금부산 18.1℃
  • 구름많음고창 16.3℃
  • 맑음제주 19.2℃
  • 맑음강화 16.1℃
  • 구름많음보은 20.0℃
  • 구름많음금산 19.5℃
  • 구름많음강진군 20.9℃
  • 구름조금경주시 27.0℃
  • 구름조금거제 18.8℃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교단일기

“스승의 날=선물”이라는 공식부터 깨야한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 대부분이 ‘스승의 날’ 선물을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 포털 부모2.0 (www.bumo2.com)이 초등학생 자녀를 둔 자체 실명인증 회원 3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매우 부담스럽다’ 와 ‘어느 정도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각각 35.9%와 50.5%로 전체 응답자의 86.4%를 차지했고, ‘별로 부담스럽지 않다’와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는 의견은 11.6%와 2%에 그쳐 대다수의 학부모들이 스승의 날 선물에 대해 부담감을 드러냈다.

스승의 날을 맞아 인터넷을 떠돌고 있는 기사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
스승의 날 선물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는 수치가 86.4%라면 10명 중에 거의 9명은 선물을 하는 게 부담된다는 결론이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스승의 날 선물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고 있으면서도 자기 자식을 맡아 기르는 선생이기 때문에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해야한다는 얘기와 상통한다.

이 씁쓸한 기사를 보니 그 어떤 단어보다도 ‘부담감’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서 콱 박힌다. “어떠한 의무나 책임을 져야 한다는 느낌”이 부담감의 사전적 의미일진대, 스승의 날 선물이 순수한 감사의 마음이 아닌 담임선생이기에 어쩔 수 없이 지워진 의무나 책임감 때문에 한다니….

이런 세태이다 보니 앞에서는 ‘그저 순수한 제 마음이예요’ 하면서 뒤에서는 ‘그 선생 주니까 덥썩 잘 받기만 하더라’ 하는 뒷담화가 끊임없이 나올 수밖에 없음이다.
솔직히 가정의 달이 되면 여기저기 선물할데가 많은 학부모들은 물적 심적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연이은 지출의 향연 속에서 빠듯한 주머니를 쥐어짜며 고민을 해야한다.
 
매년 어김없이 스승의 날은 돌아오고 그 고민에 대한 뾰족한 해결책도 없어 인터넷 게시판은 어떤 선물을 해야 받는 선생님이 좋아할지를 묻는 토론으로 북적인다.
그 고민토론장엔 아이들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예전과 달리 요즘은 선물을 해야 할 대상이 무척이나 많아졌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담임선생님 딱 한분으로 족했지만 요즘은 학원선생님 과외선생님 강사선생님 등등 챙길 선생님이 너무도 많은 탓이다.

이렇게 연령을 초월한 선물 고민 사이에서 반대급부로 톡톡히 호사를 누리고 있는 계층도 있다. ‘스승의 날 선물’ 특수에 쾌재를 부르고 있는 상인들이다.

스승의 날 선물 럭셔리시티
제주명품 스승의날 선물
스승의 날 선물 전문 후추통

듣도 보도 못했던 상호들은 왜 그리도 많은지...
무슨 날만 다가오면 꼭 해야 될것처럼 요란을 떨어대는 상혼의 부추김 속에서 그냥 넘어가자니 남들은 다 하는데 자기만 안하면 행여 내 아이에게 불이익은 돌아오지 않을지 안절부절한 것은 부모로서 당연한 마음일 것이다.

이런 지경까지 왔다면 이제 우리 스승이라 일컫는 교사들이 나서야 하지 않을까?
진정으로 유쾌하고 의미있는 스승의 날을 만들어 가야하지 않을까?
스승의 날이 현직교사들 대상이 아닌 퇴직교사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그런 날로 만들어가는 것은 어떨까?
모교를 퇴직한 선생님 중에서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신 분을 모셔다가 정말이지 명예로운 수업을 하게 하는 것은 어떨까?

또 평생을 교직에 몸담았지만 말년에 병환으로 고생하시는 분들, 불우하게 지내는 선생님을 찾아 뵙고 고단한 삶의 여정에 희망을 주는 것은 어떨까?
이렇게 된다면 자연히 “스승의 날 하면 선물”이라는 공식이 붙어서 가져오지 말라고 해도 가져와서 돌려보내면 정성이 적어서 그런줄 알고 더 큰 것을 보내와 또 되돌려보내는 이중고를 겪는 그런 불편함도 깡그리 없어질 것이다.

“여전히 고가선물에 상품권 공세…되살아나는 '스승의 날' 악습”

이제 이런 고질적인 신문기사 나오지도 못하게 하자.

‘선생님이 희망이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젊은 교원단체를 표방하며 새롭게 거듭나고 있는 한국교총에게 건의하노니 상을 받는 특별한 소수만의 잔치가 아닌 진정으로 50만 교사들이 뿌듯해하는 스승의 날 행사를 시도해 봄은 어떨런지...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