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은 하루 중 아이들에게 칭찬을 몇 번 하십니까?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라는 말이 있듯 칭찬만큼 사람의 기분을 좋아지게 만드는 것은 없다고 본다. 칭찬하는 사람이나 칭찬받는 사람 모두가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보면 이것이 칭찬만이 가지는 마법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평소 칭찬에 인색한 나로부터 칭찬을 받은 한 아이가 농담조로 한 말이 생각난다.
“선생님의 칭찬은 하루 종일 기분을 좋아지게 만들어요.”
그 이후, 그 아이는 내게 칭찬을 받으려고 온갖 노력을 했다고 하였다. 그리고 칭찬거리를 만들기 위해 고민도 했다고 하였다. 그러나 시큰둥한 내 반응에 그 아이는 칭찬받는 것을 포기했다고 하였다.
무엇보다 제때에 이루어진 칭찬보다 효과가 큰 것은 없다고 본다. 칭찬할 시기를 놓치기 되면 칭찬 자체가 퇴색해질 우려가 크다. 그리고 막연한 칭찬보다 칭찬받을 만한 내용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사례를 열거하며 칭찬해 주는 것이 좋다.
학기 초, 청소 때문에 지적을 받지 않는 날이 거의 없을 정도로 우리 반 아이들은 청소에 익숙하지 못했다. 청소 당번을 정해주고 청소를 시켰음에도 교실은 늘 지저분하였다. 그것 때문에 아이들은 늘 내게 잔소리를 듣곤 하였다. 아이들 또한 청소를 했음에도 야단을 맞는 것에 대해 불평을 하는 눈치였다.
그런데 담임을 맡은 이래, 처음으로 청소 때문에 잔소리하지 않은 적이 있었다. 늘 그랬듯이 그날도 수업을 하기 전에 교실 여기저기(사물함, 청소도구함, 칠판 등)를 둘러보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예전만 해도 교실 구석에 하나, 둘 떨어져 있던 휴지가 그날 따라 단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다. 하물며 늘 먼지가 수북하게 쌓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TV와 컴퓨터 위가 깨끗하게 닦여 있었다. 그래서 내심 기분이 좋아지기까지 했다. 그리고 그 기분은 수업이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다음 날, 전날 해주지 못한 칭찬을 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교실 문을 활짝 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교실이 예전처럼 다시 지저분하지 않은가? 순간 화가나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아이들은 다시 시작된 나의 잔소리에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었다. 이런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어제 보여준 아이들의 행동에 의구심이 생겼다.
나중에 안 사실이었지만, 매일 반복되는 선생님의 잔소리를 하루라도 듣지 않으려고 학급 회장과 부회장이 조를 나누어 대청소를 시켰다고 하였다. 그리고 내가 감동을 받아 칭찬을 해줄 것이라 기대를 했고 그 기분이 이어져 아이스크림까지 사주리라 생각했던 모양이었다. 그런데 거기에 대해 아무런 말도 없이 수업을 한 선생님이 야속했다는 것이었다.
결국, 제때에 이루어지지 못한 칭찬으로 아이들의 마음만 멍들게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음 날 늦었지만 아이들에게 칭찬을 해주었고 미안한 뜻으로 아이스크림까지 사주었다. 그제야 아이들은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 이후로 아이들의 청소 상태가 예전보다 많이 나아졌다. 그리고 그날의 청소상태에 따라 아이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칭찬해 준 다음 날의 청소 상태가 꾸중하고 난 다음 날 보다 훨씬 잘 이루어졌다는 사실이었다.
이렇듯 적절한 칭찬은 아이들에게 약(藥)이 될 수 있으나 지나친 칭찬은 칭찬 그 본래의 의미(사전적 의미: 좋은 점이나 착하고 훌륭한 일을 높이 평가함)를 퇴색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칭찬과 꾸중을 적절하게 하여 아이들이 칭찬을 통해서 겸손을 배우게 되고 꾸중을 통해 자신을 뒤돌아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갈수록 아이들에게 해줄 만한 ‘칭찬거리’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럴 때일수록 ‘칭찬 릴레이’를 전개하여 아이들 스스로‘칭찬거리’를 찾도록 해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