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수시모집 1차를 앞 둔 일선학교 진학교사의 마음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요즘 들어 퇴근 시간을 잊은 채 아이들과 상담을 하는 선생님들이 자주 눈에 띤다. 수시 1차에 합격한 학생들은 앞으로 있을 수시 2차나 정시모집에 지원을 할 수 없기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지난주부터 수시모집 1차에 지원하고자 하는 아이들과 상담을 하고 있지만 적지 않은 갈등을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수시 모집 1차의 경우, 내신이 좋은 반면 모의고사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학생들에게 유리한 만큼 고1·2학년 내신 성적을 철저하게 분석해 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수시 1차에 지원을 해보겠다는 학생들에게 먼저 학기 초 아이들에게 나눠 준 1·2학년 성적이 기재된 성적표를 꼭 가지고 올 것을 주문하였다. 그리고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학과와 대학이 자신의 성적과 어느 정도 일치가 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상담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느낀 바이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자신의 성적과 적성을 고려한 대학과 학과를 선택하고 있어 다행한 일이었다. 그러나 몇 명의 학생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부모의 뜻에 못 이겨 대학과 학과를 결정하기도 했다.
특히 가장 안타깝게 한 것은 자신의 내신 성적에 비해 너무 지나치게 상향 지원을 원하는 아이들과 상담을 할 때였다. 심지어 그 대학 그 학과가 아니면 아예 대학진학을 포기하겠다고 고집을 부리기 때문에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또한 어떤 아이는 자신의 내신 성적으로는 도저히 갈 수 없는 학과를 보내 달라며 떼를 쓰며 울먹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내신 성적 관리에 소홀했던 지난날을 후회하기도 하였다. 뒤늦게나마 공부를 하지 않은 것에 후회하는 그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감이었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라'는 말과 함께 위로를 해주기도 하였다.
이에 각 급 학교의 진학상담교사들은 수시1차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사전에 충분한 정보를 확보하여 아이들과 맞춤식 진학상담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지나치게 진학사이트를 의존하기보다는 각 대학 홈페이지의 입시 사이트를 참고하는 것이 오히려 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학생의 적성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합격만 시키면 된다는 식의 입시지도는 지양하는 것이 좋다. 설령 그 아이가 합격을 했다할지라도 결국 적응을 못하고 학교를 그만두는 사례를 많이 본 적이 있다. 대학 결정에 있어 제일 중요한 것이 아이들의 적성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수시모집 1차에 여러 대학을 지원함으로써 불필요한 전형료를 낭비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해 한 아이의 경우, 무려 10군데 이상(4년제, 2·3년제 포함)을 지원하여 전형료 40여만 원을 고스란히 부담하기도 했다. 그나마 지원 대학 중 한 대학이라도 붙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아까운 돈만 날리는 셈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무조건 붙고 보자는 식의 지원은 삼가는 것이 좋다.
따라서 수시 1차에 지원하고자 하는 학생의 경우, 시간적인 여유를 갖고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에 대해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지난해의 입시결과를 참고하여 소신지원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또한 경쟁률을 의식하여 지레짐작 겁을 먹고 면접에 불참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수시모집에 지원한 모든 아이들이 합격의 영광을 얻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 대학입시이다. 이에 수시모집 1차에 낙방한 아이들이 그 후유증으로 학과공부에 지장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특히 수시 2차는 대부분의 대학이 3학년 1학기까지의 내신을 반영하므로 공부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6월 말 기말고사를 앞두고 아이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리고 기말고사를 끝내고 난 뒤, 대학 입시의 첫째 관문인 수시모집에 도전하게 된다. 우리 아이들 모두가 열심히 하는 만큼 그 결과 또한 좋아 아이들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어나기를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