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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문제아도 사랑받기 원할 것이다

어제 저녁 9시가 넘어서 평소에 잘 아는 중1 자녀를 둔 부모님이 집에 찾아 왔다. 작은 애 때문이었다. 그 어머니는 그 애 때문에 많이 속상해 하셨다. 우리 애는 별 문제가 없는데 담임선생님은 자꾸만 문제아로 만든다는 것이었다. 애가 담배를 피우는 것도 아니고, 학생들을 때리는 것도 아니고, 돈을 빼앗는 것도 아닌데 왜 우리 애를 자꾸만 문제아로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하면서 하소연하였다.

애가 키가 크고 활달한 성격이다 보니 친구들과 놀면서 부딪치기도 하고 다칠 수도 있는데, 운동장에서 공을 차다 보면 2학년, 3학년 선배에게 날아가 맞을 수도 있는데, 그런 것을 가지고 문제를 삼고 선생님들은 자세가 거만하다느니 말대꾸를 한다느니 심지어는 그 애는 문제아니 그 애와는 놀지 말아라 한다고 하니 너무 속상하다는 것이었다.

자기애가 집에서 하소연하는 것은 자기 학교 선생님이 모두 미워 학교를 다니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만나는 선생님들마다 자기에게 따뜻하게 대해 주는 선생님은 없고 자기를 문제아로 취급하고 그렇게만 대하니 학교 모든 선생님들이 미워지더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좋은지 조언을 구하였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선생님들의 가는 길이 정말 어렵구나, 정말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젖게 되었다. 대학교에서 배운 전공과목에 대한 수업만 하라면 그렇게 힘들어하지는 않을 것인데. 사전에 연구하고 준비해서 열심히 학생들을 가르치면 큰 부담 없이 가르치는 보람을 느끼며 행복하게 교직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인데.

그렇지 못하고 학생들의 생활지도가 선생님들을 힘들게 하고 있으니 이 일을 어쩌면 좋아? 의사선생님은 사람들의 병을 잘 진단해서 처방을 내리면 되지만 학교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마음의 병을 진단하기도 어렵거니와 진단을 했다손 치더라도 처방법이 더욱 어려우니 힘들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 요즘 선생님들이 담임을 회피하고 있다. 특히 젊은 여선생님들의 가장 힘든 부분이 생활지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담임을 안 할 수도 없고 문제 학생들을 지도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을 어떻게 현명하게 지혜롭게 잘 지도해야 할 것인가 따라 좋은 선생님이냐 아니냐로 구분되어질 만큼 중요한 문제가 되어 버렸다.

학급마다 학생들 중에는 선생님들을 힘들게 하고 부담스러운 학생들이 없으면 다행인데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 이들을 어떻게 지도를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담임선생님들의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할 것 같다. 대부분의 젊은 여선생님들이 덩치가 크고 키가 큰 남자 중학생들을 대하려고 하니 버겁지 않을 수 없다. 학생들은 덩치가 크고 키가 크지만 생각이 짧아 선생님의 말씀에 귀를 잘 기울이지 않고 잘못된 행동에 대해 지적을 해도 고치지 않아 한계를 느끼기도 한다.

그럴 때 담임선생님들은 문제 학생에 대한 지도를 쉽게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될 수 있으면 내가 맡은 학생, 내가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 학생이라도 사랑으로 접근해야 할 것다. 우선 문제 학생을 인정해 주고, 칭찬해 주고 격려해 주고 사랑해 주는 아량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예뻐해야 할 부분이 아무것도 없는데 어떻게 예뻐하며 칭찬해야 할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어떻게 칭찬하느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그래도 작은 것부터 찾아보면 미약하지만 예뻐할 것, 칭찬할 것, 인정해 줄 부분이 눈에 보일 것이다. 미워해야 부부만 가득 차 있다 할지라도 그 학생의 인격도 존중해 주고, 부모님이 자식을 사랑하듯이 사랑해 주자.

문제아도 사랑받기 원할 것 아닌가? 문제아라도 문제아라 하면 듣기 싫어할 것 아닌가? 하소연하는 부모님의 말씀 ‘문제아 아닌데 자꾸만 문제아 만들지 말라’ 이 지금도 귀에 쟁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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