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은 어느 여름보다 뜨겁게 달아오른다. 이런 경우를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고 하였던가. 달아오르는 뜨거움이란 목욕탕의 뜨거운 온도의 물속에 몸을 담글 때 표현은 쉬원 함인 것과도 같은 여름으로 기억 될 것이다.
점심시간이면 방송안내에 따라 선생님들이 음악실에 모인다. ‘입을 크게 열어 울림소리를 내어야 합니다’ 음악선생님의 ‘내 마음의 강물‘이란 곡을 선생님들께 연습시키는 열정어린 모습이다. 우리학교 동료교사 중 두 분이 정년퇴임을 하시는데 두 분을 위한 축하 송을 준비하는 것으로 정이란 공통의 이름으로 진행되는 연습장의 열기는 대단하다. 간주에서 네분의 남선생님으로 구성 된 핸드벨 연주는 학예발표를 준비하는 청소년들같이 진지하기만 하다. 내마음은 강물, 섬마을 선생, 스승의 은혜가 섞여 편곡 된 이 연주곡은 연주회를 위한 작품을 연상케 한다.
한 학기를 마무리하는 주라서 점심시간은 평소 부서끼리 아니면 동문 또는 헤어져 아쉬운 동료끼리 삼삼오오 약속들이 잡히는데도 모두 반납하고 떠나시는 선생님을 향하는 애정이요 우정인 것이다. 두 분의 선생님이 남다른 희생과 봉사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 것사실과 솔선하는 음악선생님의 열정이 사람들의 발걸음을 음악실 그곳으로 재촉하는 것 같다. 어쩌나 한번 빠져 뒷걸음칠라 하면 빠르게 알아차리며 더욱 열심히 하면 더 잘할 수 있다고 용기까지 주신다. 이런 분위기다 보니 학교의 모든 업무가 물 흐르듯 하다. 어디하나 제동 걸리는 것 없고 서로 도우는 분위기다.
내일 퇴임행사를 앞둔 오늘 점심시간은 마지막 연습시간이다. 빨리 가서 앞자리에 앉아야지. 좀 더 입을 둥글고 크게 열어 생소리 내어 튀지 말고 울림소리로 섞여야지. 특히 되돌이표를 잘 보아 틀리지 않게 해야지. 아쉬운 석별의 정을 가사에 담아 드려야지.